남한산성의 봄
[지난봄에 썼던 글이다. 새해 첫날 따뜻한 봄을 기다려본다. ]
나는 집에서 꽃을 잘 가꾸는 사람이 부럽다. 그들의 정성과 사랑으로 집안에 꽃 향기와 자연이 가득할 듯하다. 난 그게 어려워 꽃과 나무가 있는 산과 공원을 찾는다. 나의 정원은 집이 아닌 산과 공원이다. 이 생각은 화분을 잘 가꾸지 못하는 나의 변명이기도 하다.
봄의 전령은 역시 꽃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새싹, 형형색색의 꽃은 봄의 시작을 알려준다. 주말마다 오르는 남한산성이 내겐 봄을 만끽하는 정원이다. 가장 먼저 산엔 생강나무 꽃이 나를 반긴다. 처음엔 산수유인줄 알았다. 그런데 생강나무 꽃이었다. 생강나무 꽃은 꽃모양이 둥그스름하면서 강한 향기가 나고 나무줄기에서 생강 향이 난다.
생강나무 꽃구경을 한참하고 나면 진달래꽃을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봄 하면 진달래와 개나리 목련을 떠올렸다. 내 친구 시니는 내 별명을 목련으로 지어 주었다. 그 예쁜 목련이 별명이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토록 친숙한 진달래와 개나리의 매력에 이번 봄에 푹 빠졌다. 특히 지난주 바람 불고 눈, 비, 우박을 맞으며 견딘 진달래의 강인함에 숙연한 마음까지 들었다.
진달래와 함께 핀 꽃은 봄 축제의 대표 주자 벚꽃이다. 벚꽃과 함께 사람들은 봄의 절정을 즐긴다.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함께한 장소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벚꽃을 즐기노라면 산에 야생화들도 피기 시작한다. 제비꽃은 야생화의 시작이다. 보랏빛 제비꽃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산 정상, 중턱의 제비꽃 보랏빛에 빠져있노라면 노란 양지꽃이 손을 흔들어 역시 귀엽다. 별꽃의 청초함도 좋다. 산 아래로 내려오면 복사꽃과 철쭉이 화사하게 인사한다.
오늘은 어제 비바람 덕분에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이었는데 그 덕분에 일요일 하루 온종일 나의 정원에서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