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사고 1

by 유니

저녁을 먹고 쉬는 중에 딸에게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가슴이 쿵쾅거리고 머리가 멍했다. '많이 다쳤나?' 하는 긴장된 마음으로 남편, 아들과 함께 걸음으로 병원에 쫓아갔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딸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머리는 괜찮구나!'라고. 나와 달리 딸은 다음날 계획했던 일본 여행 못 가서 발을 동동 구른다. 자신의 발보다 그걸 더 안타까워했다.

보행 신호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 오토바이가 딸을 쳐서 1m 정도 튕겨져 나갔단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내 딸을 보지 못하고 그냥 쳤다는 말에 <순간 얼마나 아팠을까?> 가슴이 아렸다. 다행히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가와서 괜찮냐고 물어봤단다. 이게 당연한 얘기지만 요즘은 적반하장 격의 상황이 많다 보니 별 게 다 다행스럽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몰려와서 119에 신고해 주고 흩어진 딸의 물건들을 주워 주었단다. < 무관심하지 않았구나, 아직은 서로 도우며 살고 있었어. > 딸이 아프고 정신없는 순간 혼자 외롭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오른쪽 발목뼈에 금이 가고 인대가 끊어지는 6주 진단의 사고였다. 반 깁스를 하다 보니 우선 걷는 게 불편했고 걷는 게 힘들다 보니 모든 일상생활에 사고는 걸림돌이 되었다. 아르바이트, 시험공부, 운동, 여행 등. 우리에게 사고는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 것인가?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에서도 사고가 나다니, 다니지 않을 수도 없는데 뭘 조심해야 하는지 마음이 착잡했다. 하루하루 사고 없이 사는걸 다행으로 알아야 할 판이었다.

멀쩡한 딸이 사고가 나니 화가 너무 났고 그 이후의 생각은 이 손해를 억울하지 않게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려면 난 뭘 준비해야 할까? 내가 손해 본 것을 억울하지 않게 보상받기 위해 에너지를 써야 한다. 우리가 100% 손해를 보았다 하더라도 그 위로를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 사회이다. 손해 본 사람은 억울하지 않게 싸워야 하고 가해한 사람, 보험사는 어떻게든 주지 않으려고 버틸 것이다. 이 상황이 사고 후 일상생활이 무너진 황만큼 버겁다.

안전에서 자유롭지 못한 일상이 불안하고 사고 후의 양쪽 입장 차이에서 오는 긴장감에 피로감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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