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퇴직 후 부부 이야기
화, 수, 목요일 작은 도서관 밤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편과 저녁 먹는 시간은 오후 5시. 저녁 준비를 하려면 4시부터 준비해야 한다.
한참 펠트 놀잇감 만들기에 빠진 나에게
"여보, 저녁 준비해야죠~"
"응. 알았어."
만들던 것을 놓고 바로 일어나기 힘든 나.
남편은 안다. 내가 벌떡 일어나서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저 한마디 메아리로 외쳐 본 것일 뿐.
조용했던 주방에서 덜그럭~ 뭔가 준비 중~
"여보, 당신 드실 보리 누룽지는 해놓았는데 냉장고에 있는 고등어는 어쩔껴? 나는 못하는데요."
"왜 못해? 당신도 밑반찬 만들기 배웠잖아."
"에이~ 집에서 실습 안 해서 잊어버렸어요. 그리고 당신만 못해요."
"반찬해서 먹게 해준다고 배워 놓고 안 써먹으면 어떡해~"
"에이~ 당신이 만든 게 더 맛있다니까요."
할 수 없이 일어나야 할 타이밍이닷.
밑반찬 배우러 다닐 땐 열의가 엄청났었다. 수료를 한 후부터는 완전 졸업을 한 남편이다. 내게 반찬 걱정하지 말라고 했던 말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남편의 최애 메뉴는 고등어 조림이닷. 무를 두껍게 썰어 바닥에, 깔고 양파, 당근, 홍고추 썰어 넣고, 생고등어를 위에 놓고, 양념장을 휘리릭~ 옆에서 남편이 말한다.
"당신은 고수야~ 어쩜 그렇게 눈대중으로 금방 쉽게 하는지 신기해요."
칭찬인지..... 나중에도 계속하라는 뜻이겠지.
"당신 고등어조림은 누가 따라갈 사람이 없어요."
한 수 더 얹는 남편. 영원한 빈대를 자처하는 건 나만의 생각인가?
보글보글~ 무가 무르익어 간이 팍팍 들어간다. 고등어가 양념에 젖어 들어간다. 저녁 상 차려 고등어를 먹으며 하는 말~
"음, 이 맛이야. 어쩜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어요?"
늘 받는 인사치레인데도 껌뻑 넘어간다.
"다음에 또 해달란 얘기지?"
"아니. 그렇다 이거죠. 맛있는 걸 맛있다고 해야지. 그럼 뭐라고 해요."
남편은 고수다 고수.
밉지 않다.
싫지 않다.
항상 하는 인사지만 기분 좋다.
잘 먹었다고 남편은 개수대로 설거지하러 간다.
"여보, 내가 할 건데~"
"잘 먹었으니까 내가 해야죠. 이거 내가 할 테니까 당신은 어서 양치질하슈~"
"왜?"
"당신 헬스장 가야 하잖아~ 나랑 같이 나가요."
"나중에 갈게. 먼저 가~"
"안돼요. 지금 안 나가면 당신 언제 나갈지 몰라요. 안 갈 수도 있고."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남편이닷.
결국은 같이 집을 나서서 나는 헬스장으로 남편은 작은 도서관으로 갔다.
헬스장에 들어가 관리자께 인사하고 동호수 이름을 썼다.
제일 먼저 하는 기구는 벨트 마사지를 덜덜덜~ 허리, 등, 배, 허벅지도 덜덜덜~
다음은 양팔 벌려 잡고 앉아서 10kg으로 오른쪽 2분, 왼쪽 2분 몸을 비트는 근력운동 20여 분.
다음은 양팔을 안으로 밀기 10kg으로 10개씩 두 번~ 겨우 20개 간신히.
다음은 양팔을 밖으로 밀기 10kg으로 10개씩 세 번 2세트. 이것도 후달달~
다음은 발을 걸어 앞으로 번쩍 들어 올리기 10kg으로 5개씩 세 번~ 더 이상은 무리닷.
다음은 앉아서 몸을 비틀기 15kg으로 좌우 10개씩 세 번 가볍게.
다음은 앉아서 허벅지를 안으로 밀기 35kg으로 10개씩 세 번하고 후들후들~
마지막으로 하는 기구는 돌돌이닷. 족저근막염 치료 차 시작했던 돌돌이로 종아리 마사지부터 발바닥까지. 시원시원하니 헬스장 근력 운동 마무리. 저질 체력이지만 기구 운동을 하다 보면 체력이 느는 게 느껴진다.
화, 수, 목요일은 헬스장으로~
월, 금, 토요일은 남편과 대학 캠퍼스 걷기 운동을 하고 일요일은 내 맘대로.
때론 남편의 잔소리에 일요일까지 이끌려 나가 걷기를 해야 한다. 오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