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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 우리나라도 가능할까요?

by 빨레터

'월화수목일일일'의 시대가 올까요?


지난 트렌드캐치에서 ‘대퇴사의 시대’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최근 영미권을 중심으로 근로자들이 전례 없는 퇴사를 하고 있어요.


52538_1646639710.jpeg 출처 우아한형제들

그래서인지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오래 일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최근 크게 변화한 거 같은데요. 최근에는 주 4일 근무제(주32시간 근무)에 대한 논의가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 다양한 업무방식을 경험하면서 주 5일(최대 52시간) 근무를 당연하게 여기던 기업들이 주 4일제, 주 4.5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에듀윌은 2019년부터 주 4일제를 시행 중이고, CJ E&M, 여기어때 컴퍼니도 주 4.5일제를 도입했어요. 배달의 민족은 주 4일근무제는 아니지만 주30시간 근무제를 도입했습니다.

52538_1646707701.png 출처 meme generator


‘불금’ 아니죠. 불목! Thursday+Friday = Thriday!


주 4일제 근무는 해외에서 더 활발히 도입되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유치원 교사, 회사원,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직군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하는 국가 차원의 실험을 했는데요. 생산성은 늘어나거나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게다가 노동자들의 스트레스가 줄어서 건강, 삶의 질이 개선되었어요. 그래서 현재는 아이슬란드 국민의 86%가 주4일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주 4일제 실험을 시작하면서 ‘불금’보다는 ‘불목’이란 단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Thursday’와 ‘Friday’를 합친 ‘Thriday’ 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으니까요. 미국에서 마크 타카노 민주당 하원의원이 같은 당 의원 13명과 공동 발의한 ‘주32시간 근무법’이 지난해 12월 미 의회 진보측 지지를 받으면서 법안 통과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올해 30개 기업에서 주 4일제 실험에 참여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주4일제로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요. 주 4일제 실험 사례를 살펴보니 생산성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것 같아요.


일본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에 주 4일제 시행했을 때 생산성이 오히려 40% 향상되었습니다. 제조업, 대면 서비스업 등 절대적인 노동량이 생산성과 직결되는 직무&산업에서는 주4일제가 생산성 저하로 나타날 수 있지만요. 핀테크, IT산업 등 그렇지 않은 직무&산업에서는 업무시간 축소가 근로자들의 능률 향상으로 이어지는 듯 합니다.



적게 일하고 적게 버세요? …


52538_1646639925.jpeg 부동산 플랫폼 디스코의 IFC몰 광고 현장사진 출처 전자신문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덕담입니다. 그런데 주4일제 시행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가 아니라 ‘적게 일하고 적게 벌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주4일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 적극 시행 중 이라기보다 논의중인 단계인데요. 주4일제를 시행하면서 임금을 삭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 자민당 정부는 주4일제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했는데요. 일본에서는 주 4일제가 초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일자리 쪼개기’ 정책의 일환이라서 임금을 15~20% 삭감했다고 합니다.


스페인에서 200여개의 기업이 주 4일제 실험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가장 큰 통신사 텔레포니카도 주 4일제를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 10월, 주 4일제를 도입하는 대신 임금을 15% 삭감하겠다 하였고, 이렇게 되자 2만여명의 직원 중 불과 150여명(0.75%)이 주4일 근무를 희망했어요.


주 4일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의견은 분분합니다. 특히 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주 4일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004년, 근무형태가 주6일제에서 주5일제로 자리잡기까지 크고 작은 대립과 논란이 많았던 만큼 주4일제가 자리잡기까지 지난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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