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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생각]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악행을 할 수 있다

by 웃사생

2차 대전 당시 수많은 유대인들을 학살한 독일군들은 전부 다 악마와 같은 본성을 가졌던 것일까. 자료에 의하면 독일군 수뇌부들도 비윤리적인 행동에 거부하는 독일군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았고 방지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전체 프로세스를 작게 나누고 결과를 못 보게 함으로써 악마가 행한 것과 같은 결과가 만들어지게 했다. 유대인을 모집하는 사람, 선발하는 사람, 차량과 기차까지 데려가는 사람, 운전하는 사람 등등 나눌 수 있는 단계를 모두 나눈후에 포로 수용소에 도착해서 학살까지 이뤄지게 했다고 한다. 이 각각의 행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자기의 행동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고 전체 시스템 또한 보려고 하지 않았기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한다. 물론 아주 소수는 이것을 이해하고 노력한 사람들이 존재했다. 그러나 대다수는 그러지 않았기에 학살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러한 방법을 대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마약의 유통이다. 각각의 세부단계를 나누고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배달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악행을 저지르게 하는 것이다.


악마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악행을 저지르고자 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게 쪼개진 우리의 행동이 전체 시스템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나도 모르는 어느순간에 악마의 친구가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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