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자. 잘 비교하자
학창시절 동갑내기 고모의 딸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그 친구는 전교에서 몇등을 하네 하는 성적이었고 나는 아주 일반적인 아이였다. 어머님은 1년에 두세번은 그 친구의 성적을 언급하곤 했다. 물론 나의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어머님께서는 그 친구의 성적에 자극을 받아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를 바라셨겠지만 결과는 항상 역효과였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내가 특별하게 큰 사고를 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간혹 동네 혹은 어머님의 친구 자식중에 제법 큰 사고를 치는 날이면 어머님은 "우리 아이들은 나를 닮아서 그런지 착하단 말이야"라고 말하시면서 칭찬을 해주시곤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남들과 비교를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이 '엄친아'일 것이다. 이런 비교를 당한 내 친구들 그리고 살아오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중에 가까운 사람과의 성적비교가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비교를 잘 할 수 있을까.
나쁜 상황은 나보다 더 나쁜 사람과 비교를 하면 도움이 된다. 만약 대중교통 사고를 당했는데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덜 다쳤다면 우리는 이것을 비교하면서 심적 위안을 삼곤한다. 긍정적 노력을 하기 위하여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과 비교를 할때는 위에서 말한 것 같은 역효과를 피하려면 자기보다 나은 사람도 자신과 일반적으로 같은 범위에 있다는 믿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 또한 그들처럼 성공으로 가는 중간 과정에 있다고 믿는다면 상향 비교가 자신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교의 대상의 성향이다. 예를들어 아이가 자존감이 높다면 잘하는 아이와의 비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을 할 것이나 아이의 자존감이 높지 않다면 자기평가에 신중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사회적 신분의 향상과 도전에 대해 적극적이고 쉽게 생각하고 자존감에 상처를 잘 입지 않으나 자존감이 높지 않은 사람들은 자존감을 보호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한다고 한다. 내가 과거 학창시절 어머님의 비교가 역효과가 났던 것은 나의 자존감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중에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얼마나 될 것이냐이다. 잘한다는 칭찬과 격려 그리고 스스로의 믿음을 많이 만나보지 못한 상태인데 말이다.
비교는 어렵다. 잘해야 한다. 잘 할 수 없다면 하지 않는 것이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