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줄생각]

멈춰야 바꿀 수 있다

by 웃사생

오래된 공장을 보면 너무나도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가동되는 경우가 많다. 열효율도 낮고, 생산능력도 부족하고, 품질도 뛰어나지 않다. 회사의 경영자들은 기존의 공장을 개조하지만 한계가 있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 새롭게 건설된 공장은 최신 설비와 시스템을 반영하였기에 현재 기준으로는 최고의 공장이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이 공장 또한 불합리 투성이의 공장이 될 것이다. 그러면 그때의 경영진은 공장을 개조하는 대신 새로운 공장을 짓을 것이다. 왜 기존 공장을 개조하지 않고, 새로운 공장을 만드는 것일까. 이유는 기존공장을 고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이 더 든다는 것이다. 기존의 것을 다 뜯어내고 새로운 것을 설치해야 하니 말이다. 만약 기존의 공장을 고치는 것이 더 저렴하다면 기업들은 기존의 공장을 세우고 개선할 것이다. 그러나 생산중단이라는 치명적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들도 우리 자신을 바꾸고 싶어할때가 있다. 기업들 처럼 새롭게 공장을 만들 수 있으면 좋지만 우리는 새로운 공장을 만들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장을 고치는 수 밖에 없다. 내가 원하는대로 고치기 위해서는 현재의 나를 멈춰야 한다. 현재의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 행동, 생각. 바꾸고 싶은 모든 것을 멈춰야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공장을 만들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건강해지고 싶으면 운동을 해야하고, 돈을 더 벌고 싶으면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하고, 가족과 잘 지내고 싶다면 일찍 들어가서 물리적 시간을 같이해야 한다. 지금은 안하던 것들이다. 그러기에 바라는 것이 아닌가. 기존에 하던 것들을 멈추고 새로운 것들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것들을 떠나 새로운 것으로 가기 위해서는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것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위해서는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 만나지 않으려면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