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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릉도원 김수형 Dec 20. 2022

마릴린 먼로 미공개 영화 개방으로 난리난 미국

마릴린 먼로 미공개 영화 개방으로 난리난 미국

2015년 4.28 


전세계 역사상 마릴린 먼로만큼 매력적인 여배우도 드물 터이고, 그런 그녀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연인으로 살다가 너무나도 아쉽게 짧은 인생을 마친 후에도 그녀를 그리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최근 미국에서 먼로의 미공개 영화가 발견되어 이를 보려는 관객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다는 사실은 연예계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마치 한국에서 아파트 당첨을 노리면서 밤새기 줄 서는 것과 똑 같이 엄청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즐거워하고 있다.

어째서 지금까지 이 영화가 세간에 발견되지 않았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에 그녀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빚어진 혼란 속에서 누군가가 “필름을 감추어 두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기사만 나돌고 있다.

‘개봉 일주일 만에 500만, 한 달 만에 3,000만 명 관객을 돌파한 사상 초유의 흥행’이라는 보도가 미국 전역을 뒤덮고 있다. 미국은 지금 새로운 먼로 열풍에 남녀 노소 없이 실로 난리가 난 형국이다.


나는 평소 그녀의 열렬한 팬이다. 그녀 사후에 그녀가 남긴 누드 사진을 계속 수집하였고, 그것을 감상하면서(?), 신이 내린 그 몸매와 용모, 그리고 그 탤런트(재능)를 흠모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에 그 특별한 영화를 보기 위해 2주일 일정으로 할리우드로, LA로, 시카고로, 마이애미로, 뉴욕으로 날아다니면서, 거의 영화관에서 죽치고 앉아 무려 스물 다섯 번이나 보고 또 보고 돌아왔다. 관객들의 먼로에 대한 애정표현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미국인들이 먼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 사랑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증거를 나는 극장에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청순하디 청순한 그녀가 극중에서 전라의 몸으로 애인과 키스할 때, 많은 남자들이, 심지어는 그들과 같이 온 많은 애인들까지도 “Oh! No!”를 외치면서 손에 들었던 팝콘이며 콜라 병도 마구 집어 던져 콜라 세례가 터지는 장면을 직접 확인했고, 이런 일은 한국 연예신문 방송에도 연일 특집으로 나오고 있지 않은가? 조용해야 할 영화관에서 이 무슨 소동이란 말인가? 그런 상황을 보면서 진짜 짜릿했던 내 기분을 어떻게 글로 다 표현하겠는가?


사람들은 나를 두고 “와이프도 있는 사람이 관음증(觀淫症)이 있는 거 아니냐?”면서 미녀들의 누드에 탐닉한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 

사실 솔직히 말한다면 내 몸과 내 느낌은 일반적인 남자들과는 좀 다르다. 

맥주 첫 한 잔에도 나는 온 몸에 쫘악 퍼지는 알콜의 그 기분 좋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먼로의 모습에서도 비슷한 전율을 느낀다. 먼로뿐 아니라 라켈 웰치나 오드리 헵번에게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예민하고 또 예민하다. 먼로의 입술 선 하나를 보면서도 나는 그 선의 각도를 입체적으로 머리 속에 계산하여 얼마나 도톰한지 얼마나 튀어나왔는지 그런 아주 미세한 차이에 의해 이 여인이 어느 정도 바람기가 있는지,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지를 뭇 여성들과 비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내 머리 속에는 이미 많은 유명 여성들의 입술이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어져 있다. 

이 여인이 얼마나 재치 있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얼마나 섹스를 즐겁게 할 수 있을지, 얼마나 마음씨가 고운지, 얼마나 매력을 뽐내 이쁨을 받을지, 얼마나 남자를 힘들게 할 것인지, 그런 것들을 알아낼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중의 어떤 여인이 일부러 입술의 선을 두툼하게 화장했다면, 평소와 달리 왜 그렇게 두텁게 보이게 그렸으며, 그녀의 기분이 어떠할 것인지를 나는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입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인의 뺨의 선으로도 탐욕스러운 정도를 알 수 있고, 눈 빛만으로도 선악의 정도를 구별할 수 있다. 

관음증이라고? 그렇다. 나는 내가 그런 말을 들을 만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 최근에 발견되었다는 먼로의 미공개 영화의 실체에 대해서 고백을 할 일이 있다.

그 영화는 사실 내가 직접 기획, 제작하였고, 극도의 보안 속에 강원도 삼척시 두타산 기슭에 자리잡은 연구실에서 12개월 동안 피나는 노력 끝에 완성한 우리회사 300명 직원들의 그래픽 기술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밝히는 바이다.  

먼로의 표정, 목소리, 어느 것 하나도 미국인들에게 사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감정 하나, 숨소리 하나까지도 미국인들은 완벽하게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추호도 그런 의심을 사지 않고 지금도 저렇게 흥행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 

이제 나는 내가 관음증 환자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여자들의 입술과 볼의 선, 화장의 농담(濃淡)까지 그토록 몰두한 보람이 있음을 천하에 공표하고, 그토록 신경을 쓴 보람이 있었음을 또한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읽은 어느 독자가 그것이 그래픽이라는 사실을 미국에 알리는 순간부터 미국천지에 난리가 날지도 모르지만, 이건 미국인들에게 거짓이나 정교한 과학을 보여줌으로써, 이라크전 패배선언과 철수로 실망에 가득 찬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준 영화가 되어, 나는 미합중국대통령으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 때는 아마도 미국에서 번 돈으로 구입한 나의 전용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뜨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아아! 마릴린 먼로여! 그대 영원한 우리들의 연인이여!


마릴린 먼로의 미공개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면, 아는 사람들까지 다 부추겨서 영화를 꼭 감상하시기를 그것도 한 세 번 정도는 연속으로 보시기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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