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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릉도원 김수형 Dec 28. 2022

갈등 극복---[꽁트] 'No look passing’

직장내 갈등 극복---[꽁트] 'No look passing’ 극복기

 2016

 

직장생활 중에는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난다. 어떤 사람은 선입견부터 너무 이쁘고, 어떤 사람은 

주는 거 없이 밉다. 그게 만약 처지가 바뀌어서 내가 그 당사자가 된다면 ‘받는 거 없이 미움받는

꼴’이 되는 거네. 헛 참 난감하네~~~~! 그것도 모자라 먼저 기분이 더럽게 나쁘겠지!

이 이야기가 실화냐고? 앞에서 ‘꽁트’라고 언급했는디?

 

그제는 회사 행사로 CEO께서 1시간 동안 강연을 하고, 저녁에 회식이 있었다. 

모처럼의 자리라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돌아가며 건배사에다 구호를 외치면서 다들 시끌벅적 권커니 잣커니 시끄러웠지. 


#@!^&*%$*()#@!....................!!!


거나하게 취하니 CEO께서 테이블을 한 바퀴 도시더라. 마지막에 우리 테이블에도 오셨는데, 어떡하냐 나도 한 잔 공손히 올렸지. 그 동안 근 2년 간 거의 접촉이 없었으니 크게 반가울 것도 없는지 뭐 패싱 룩(눈 길 한 번 안 주는 일)이라 하던가? No Look Passing이라 하나? 


뭐 그저 그렇게 잔을 권하고, 나도 별 생각 안 하고 자유롭게 떠들고 노는데, 어? 잠시 후에 잔이 돌아 오더라고. 내가 좀 놀랬지.

사실 겪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샐러리맨이 상사로부터 노 룩을 당하면 얼마나 불안하고 마음이 아프냐? 그러니 세상의 모든 상사들은 부하에게 절대 ‘노 룩’ 하지 마세요.

(유머. 그렇다면 상사 빼고 중사와 하사는 괜찮은가? 이것은 ‘아재 개그’였습니다).


한 참 놀고 있는데 사회자가 나한테도 건배사를 한 마디 하라는 거야. 헐 수 없이 일어났지.

"오늘 저보다 먼저 건배사를 하신 분들이 사장님 강연 중에 감동받은 요점을 여러 가지로 말했는데, 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지요".

갑자기 주변도 조용해지고, 사장님도 '어라?' 하는 눈치였지. 보지는 않았지만 얼핏 보이더라.

사람의 눈의 각도가 얼마냐? 근 180도 가깝지. 게다가 수십년 간 직장에서 터득한 ‘눈치 각도’는 또 얼마나 더 넓던가!

"나는 SK를 사랑하는가?"라고 자신에게 질문해 보라던 사장님 말씀이 감명이었는데요, 이걸 영어로 바꾸면 "Do I love SK?  맞나요?" 라고 큰 소리로 물었지.

다들 더 조용한 가운데 "맞다"고 이구동성으로 말 하던데, 그 때는 빠른 속도로 사장님 얼굴도 봤는데 "맞다"고 하는 표정이더군. 그래 용기를 내어, 내친김에 한 마디 더 물었지. 

"그럼 이니셜만으로 한 단어를 만들면 'D/I/L/S/K', 

'딜스크' 맞나요?" 했더니, 다들 맞대.

(그럼 맞지 뭐 내가 언제 틀린 말 하는 거 봤냐? 허허).

"그럼 내일부터는 인사할 때 ‘굿 모닝’ 대신에 '딜스크'입니다" 했더니 박수치고 난리였어. 

그래 내가 선창하여 다함께 세 번 “딜스크!”를 크게 외치고 내 차례가 끝났지. 

그랬더니 내 느낌에 뭔가 모르게 금방 CEO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던데? 흐흐.


회식이 끝나고 헤어질 때 사장께서 모든 사람과 악수하며 덕담을 나누시던데, 내 차례에서는 전과는 판연하게 다르게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No look 아닌 Yes look? 눈길주기) 악수하면서, "연세도 많으시니 형님 아닙니까? 후배들 한테 머리 속에 든 것 다 쏟아주셔야 합니다"라고 하더군. 

허허 갑자기 생겨버린 동생이 평소보다 더 잘생겨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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