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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릉도원 김수형 Dec 29. 2022

직장인 필수품3---언변. 말을 잘해야 한다

직장인 필수품3---언변. 말을 잘해야 한다


직장에서의 말하기는 ‘대화-회의-질의-발표-강의-연설-웅변’ 등의 형식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에 영어-일본어 불어 등, 외국어 능력은 사원을 돋보이게 한다. 또한 직장 상황에 따른 소신있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회사 일에 관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제대로 생각하고-많은 걸 공부하고-바르게 판단하고-적절한 때에 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말하기 기교

말하기를 비롯한 의사 표현 방식에는 대화-회의-질의-발표-강의-연설-웅변 등으로 목소리가 커지는 단계들이 다 기술이 다르다. 

말을 잘하는 기술의 핵심은 우선 ‘정확하게 듣기’다. 남이 무슨 말을 하는지 똑바로 듣지 않고는 엉뚱한 답변을 하게 되니까. 또 자기 주장만 계속 우기거나, 자기가 제일 잘 알고 또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 거의 습관적으로 혼자 다 말하는 대화와 회의는 피해야 한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은 남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시킨다. 

남의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가로채서는 안 되고, 둘이 동시에 말이 튀어나왔을 때 기어이 내가 먼저 말하려는 태도는 바로 고쳐야 한다. 이 때는 순서에서 져주는 게 좋다.

어휘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당국의 어투처럼, 빈정대거나 짓밟는 말, 은근히 저주하는 말은 기분 나쁘게 하기도 하지만, 인간성이 나쁘기 때문에 나쁜 거다. 은근히 비꼬고 저주를 담은 말을 ‘말 잘하는 사람’인 양 착각하면 안 된다.


대화-회의-질의-발표-강의-연설-웅변의 목적은 각각 무엇인가? 상대를 설득시켜서 목적한 바를 이해시키거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일 텐데, 이런 회합이 말다툼이나 감정싸움 또는 쑈로 끝나서는 안 되므로, 한 목표를 위해 화합하려는 태도-진지한 표정-예의 바른 자세-필요한 억양(Intonation)과 강세(Accent)-겸손하고 고상한 어휘-역지사지 배려심 등에 진솔한 생각과 말하기 훈련이 필요하다. 이 모두 다 상대방 설득을 위한 것들이다.

국회의 국정감사나 대정부 질의에서, 일방적으로 욕하듯 고함쳐 꾸짖는 행위도 나쁘지만, 답변자도 능구렁이처럼 요리조리 핵심을 피해서 교묘한 단어로 둘러대는 것을 보면, 그것은 말을 잘 한다기보다 역겨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또 다른 것으로 ‘언론 비판’이 있다.

공적으로 하는 비판에도 필요한 요소가 있다. 동아일보는 최근 박정희 대통령과 TBC 봉두완 앵커의 일화를 소개했다. 대통령이 정부에 신랄하게 비판적인 봉 앵커에게 말했다. 

“봉두완 씨 방송 비판, 잘 듣고 있어. 무작정 비판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봉두완 씨는 비판은 신랄하지만 내 보기엔 나라 걱정이 배어 있어서 좋아. 더군다나 솔직해서”.

무분별하고 비이성적인 요즘의 정치나 언론의 행태에 질린 나는 이 기사를 읽고, 이렇게 요약했다.

“박정희와 봉두완의 나라는 단 하나였다”고.

언론의 자유도 나라 걱정이 빠진 비판은 누구를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

 

소신 

말하기란 내가 가진 ‘나의 생각’을 나타내는 것인데, 특히 윗분의 생각을 줏대없이 받든 나머지, 소신 없는 동조는 안 된다. 나름의 주관이 서있지 못하면 나의 생각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저 ‘예스맨’ 노릇을 하면 상사가 좋아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줏대도 없는 녀석’이라고 깔보게 된다. 

상사에게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기술이다. 정중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뭘 제대로 알고 있어야 바른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제대로 생각하고-많은 걸 공부하고-바르게 판단하는 일을 열심히 해야 소신을 가질 수 있다.

 한 번은, 사장님이 몇 사람을 소집한 자리에서 매우 격한 감정을 나타내시면서, 심하게 사장님 생각에 동조하기를 바랐다. “김부처장은 어떻게 생각해?!”라며 무조건 따르기를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가 내게 느껴졌다. 나는 “사장님. 너무 무섭게 하시면 저희가 말씀드리기 어렵지 않습니까?”라고 농담처럼 말해버렸다. 화가 많이 나신 사장님은 나를 나가라고 고함쳤다.

무참하게 쫓겨나온 나는 겁도 나고, 안절부절못한 적이 있다. 내가 아무리 바른 말을 했다고 해도, 한 회사 사장님의 기분까지 더 나쁘게 만들면서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다. 

그 때 나는 참 서툴렀다. 지금도 안 서툰 방법은 모르겠는데, 당신이라면 어떻게 말하겠는가?


말의 내용

진정으로 말을 잘한다는 것은 “필요한 시기에 바른말을 하여 상대방이나 청중을 감동시킬 수있는 것”을 말한다. 좋은 말의 정수는 ‘좋은 내용임’에 틀림없다. 좋은 내용이란 ‘바른말’이어야 하고 ‘깊이’가 있어야 하고 ‘진지’해야 하며, ‘따뜻’해야 한다. 

말은 참으로 말해야 할 시기를 잘 선택하여야 하기도 하고, 그 시기를 놓쳐서도 안 된다. 조리있게 억양과 감정이 조화되지 않으면 듣는 사람을 감복시킬 수 없다. 感服. 그렇다. 감동시켜 진심으로 동조하게 하는 것이 잘하는 말이다.

남의 앞에서 덜덜 떨면서 주저주저 제대로 말 못한다든가, 정리되지 못한 장광설을 늘어 놓다가 “두서없이 이만….” 하면서 끝맺는 것은 청중에 대한 엄청난 실례다. 연습을 하면 누구라도 많이 좋아질 수 있는데, 정말로 두서없이 주절거리면 안 된다. 

또한, 어떤 고위직이 이임사를 하면서, “대과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 말하는 것은, 겸손해서 예의상 그렇게 말했다기보다, 너무 무책임한 직장생활을 했다고 실토하는 것 같이 들리니 굳이 그런 말은 피하는 게 좋다.

  또 누구에게 제3자의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사람이 옆에서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 즉, 언제나 공명정대한 이야기만을 말해야 한다. 특히 조심할 일은, 추측한 것을 가지고 결론으로 단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진실이나 경험이 가득 찬 말이 아니고는 남을 웃게 할 수도, 울게 할 수도 없다.

그렇게 할 수 있기까지 상대의 입장에서 무엇을 듣기를 원하는가를 알아서 그것을 꼭 찔러줄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고, 늘 깊은 연구와 숱한 경험, 심지어는 표정과 목소리까지도 연마 연습해야 한다.


금과 

 

말하기보다 듣기를 잘하라 함은

말을 잘하기 위한 준비이고,

 

침묵은 그것을 깨는 순간 

바른 말을 할 때 금의 가치가 있으며,

 

용기있는 자가 진실의 망치를 깨는 침묵이 바로

웅변 은이다.


외국어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직장에서는 영어 하나만 능통해도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일본-독일-프랑스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던 70년대, 80년대와는 달라졌다. 영어는 요즘 출세의 무기다. 이리 말하는 나도 그 놈의(?) 토익 점수 얼마 안 되지만, 영어로 회의를 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

한자는 한국인의 기본 지식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뀐다 해도 한국에서 한자도 모르면 한 수 아래다. 온갖 역사책이 한자로 기록되었고, 우리 이름자도 다 한자인데, 한자를 무시하거나, 몰라도 불편한 것 없다고 말한다? 한자는 중국 글이라서 싫다고? 

한자는 우리 조상인 동이족이 발명한 것이라는 데도? 

혼자서 한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또, 하면 된다. 

거기에 좀 더 일을 잘한다 소리 들으려면, 일본어를 알면, 기술습득에도 좋고,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미국의 ‘Power’는 세계적인 발전기술 월간지이고, 그에 못지않게, 일본에서 발간되는 ‘화력원자력발전’ 월간지, 일본전기신문 등도 화력과 원자력발전 기술에 대해 상세한 내용이 잘 편집되어 나온다. 

이런 책들은 새 기술지식을 빨리 습득하는 한 방편이다. 

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외국어 습득 능력이 신기술 정보를 얻는 지름길이니까.

한편, 나는 ‘우리도 그런 기술잡지 하나 못 만들어내는 것’을 참으로 비통하게 생각하면서, ‘화력원자력발전’ 잡지를 만들어보겠다던 꿈을 포기한 것을 또한 비참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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