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죽었어야 했어.

우울감이 나를 미친 듯이 몰아붙힐 때

by 와이

우울증은 말이야.

남을 생각할 겨를도, 나를 생각할 겨를도 없는 구렁텅이이고, 살고 싶은데 사는 방법을 잃어버린 기분이랄까?

우울의 치닫아 죽고 싶지만 죽을 수 없는, 이렇게 살아있는 게 괴로운..

무너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다 결국은 무너져 버린 마음의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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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라며? 근데 말하는 거 보니까 아닌 거 같은데?”


이 한마디에, 저항 없이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무너지는 꼴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이미 마음의 균열이 너무 오래 버티고 있었던 건지 주저앉고 말았다.


사람들은 우울증을 슬픈 감정의 연속이라 착각한다.

할 일 없으니, 그냥 우울한 기분에 빠져 살고 싶은 거라고, 우겨댄다.

기분 좋은 날도 있으니까 우울증은 아니라고, 단정 지어버린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런 게 아니다.


이건 감정이 아니다. 이건 상태다. 이건 생존을 위협하는 병이다.


몸에 바이러스가 퍼지듯, 마음에 이상한 고장이 난 거다

충전해도 움직이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숨 쉬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말을 꺼내는 게 너무 벅차서, 눈만 멍하니 뜨고 있는 순간이 반복된다.


다들 쉽게 말한다.

“가만히 있으니까 더 그런 거야.”

“일어나서 산책이라도 해.”

“움직여야 나아지지.”


움직이라고? 움직일 수 있다면 내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내가 지금 못 일어나는 건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진짜로, 전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야.


배터리가 다 된 휴대폰처럼 5% 미만으로 간신히 켜져 있는 상태. 충전기를 꽂아도 올라가지 않고

겨우겨우 켜져 있다가, 툭 꺼진다.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웃고, 말하고, 살 수 있을까?


그래도 아프다고 말하면, 다들 ‘겉보기에 멀쩡한데’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그냥 징징대는 거라고 여긴다.

마음이 찢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안 보니까.

보이지 않는 상처는 사람들 눈에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차라리 뼈가 부러지면, 기브스를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걱정이라도 하지.


우울증은 어디 깁스를 할 수 없으니까, 이 병은 설명이 안 된다.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말을 꺼내는 그 순간부터 이미 오해가 시작되니까.


가장 고통스러운 건, 내가 나를 미워하게 되는 순간들이다.


아무것도 못 하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숨을 쉬고 있는 내가 너무 미워지고 내가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처럼 느껴질 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그럴 마음조차 없다.

모든 감정이 다 무너져 내린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감정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도 나를 살리고 싶은 감정도 하나도 없다.

그냥 살아있다는 사실이 피곤하다.


말하지 못해서 아프고 말해도 몰라줘서 더 아픈 , 그게 우울증이다.


이건 단순한 기분이 아니다.

이건 단순한 슬픔이 아니다.


그렇게 무너지고 무너지고 무너져서 더 무너질 때도 없던 어느 날, 내가 믿었던 사람에게 모진 말을 들었을 때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더 이상 버티고 싶지 않았다.

회복이 되지 않은 환자였지만 , 소주 한 병과 다량의 수면제를 그냥 아무 거리낌 없이 입안 깊숙이 털어 넣었다.

하루를 꼬박 자고 일어났지만 휘청대었고 , 꺠어난 내가 너무 미웠다.

그렇게 깨어난 나는 다른 사람생각 안 하냐고 이기적이다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 아무 생각조차 없었다

원래 내 성격이라면 미안해....라고 했겠지만, 미안하다는 말조차 너무 버거웠다.

나도 참 질기다. 수면제 한 움큼을 먹고도 살아있다니.....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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