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고 쓰는 글에 정성이 없을 리가
살려고 쓰는 글에 정성이 없을 리가
나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정작 나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니, 아예 모르면서도 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백혈병투병기 글을 올렸던 블로그를 오랜만에 열었다
그리고 복귀한다는 글을 쓰고 내가 마음 가는 데로 내가 하고 싶은 거 그냥 그냥 살려고 글을 올렸다.
“요즘 글은 예전 같지 않네. 예전엔 참 정성 들여 썼는데.. 지금은 그런느낌이야 질보다 양이랄까? “
그 말이 처음 들렸을 때, 솔직히 조금 울컥했다. 하하하하:0
아니, 조금이 아니고 꽤 많이 완전 많이. 들으면서 고개는 끄덕였지만 속으론 참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 시간과 내 멘탈과 바꾼 글들이 정말 그냥 그저 그렇게만 보이는 걸까?'
'우울하고 힘들고 누워있는 정신을 일으켜려고 뭐든 하는 내가 안 보이는 걸까...?'
괜히 뒤끝 있는 말투처럼 들렸고, 괜히 마음 한구석이 욱신거렸다.
그 말을 한 사람은, 나랑은 가깝고 가깝다고 여긴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그랬나 보다.
내 마음과 멀리 있는 사람의 말은 무심하게 털어낼 수 있는데, 가까운 사람의 말은 왜 이리 속을 후비는지 모르겠다.
툭 하고 건넨 한마디가 내 마음을 퍽 하고 쓰러지게 만든다.
자꾸 치고 들어오는 그 말들에 나는 한마디 했다
"살려고 쓰는 거야 살려고."단단하게 말했다고 생각하고 뒤돌았지만 역시나 나란 사람은 결국 또 주저하는 중이다.
그 말 한마디에 멘탈은 흔들거리고 그냥 힘 빠지고, 나 혼자 일어나 보려고 애쓴 거품이 물거품이 되어 허탈한 그 감정에 또 블랙홀로 빠져 들어가기 일보직전이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예전엔 글 하나 쓰기 전에 머릿속에서 스무 번은 정리했고, 표현 하나에도 세 번은 고민했었다.
글이 좋아서, 내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릇 같아서 그릇을 닦듯 정성껏 썼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여유롭게, 예쁘게, 정갈하게 쓰는사람이 아니다.
나는 지금, 살려고 쓰는 중이다.
말 그대로 살아보려고. 글을 안 쓰면 무너질 것 같아서 내가 나를 놓아버릴 것 같아서.
요즘의 글은 그런 글이다.
예전처럼 포장된 말은 적을 수 없어도 요즘의 글은 솔직하고 날것이다.
조금 어설퍼 보여도, 내가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은 그문장들 속에 있다.
누군가는 그걸 ‘정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살려고 쓰는 글에 정성이 없을 리가 없지않을까.
그 안에는 감정, 마음속에 오래 눌러뒀던 말, 울고 싶었지만 참았던 눈물, 그리고 ‘이 정도면 잘 버틴 거지’ 하는 다독임이 한 문장 한 문장에 묻어 있다.
나의 요즘 글, 형편없어 보여도 괜찮고,누군가의 ‘좋아요’를 못 받아도 나는 내가 쓰는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도 살려고 글을 읽고 공감을 받고 또 일어날 수 있는 거니까
사실, 그 말 덕분에 지금도 미치게 흔들리지만, 내가 견디기 위해, 내 마음의 부스러기들을 정리하기 위해
오늘도 글을 써본다
언젠가 지금의 이 시간을 다시 돌아봤을 때 “그래도 그때, 나 참 애썼지” 하고 웃을 수 있기 위해.
이 글은 어쩌면 이건 정성보다 더한 "절박함"으로 쓰는 글이니까.
멘탈흔들리지 않고 글을 계속 쓸 수 있게 강인한 마음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