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멈춘 줄 알았던 시간은 사실 멈춰 있지 않았다.
그 질문은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나는 그걸 미뤄두고 있었다.
남편은 종종 말했다.
"나중에 일하면 되지."
그 말은
예쁜 말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쉽게 붙잡히지는 않았다.
그 말에는 '나중'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그 시간이 오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질문은 늘 내 쪽 몫이었다.
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이를 돌보고, 집안의 일을 하고,
시간이 비는 틈마다 무언가를 붙잡았다.
열심히 지내고 있다는 말은 할 수 있었지만,
그 열심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다시 일을 시작한다면
오래 가져갈 수 있는 쪽이었으면 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배우고 있다는 감각이 남는 일.
하지만 막상 돌아보면 내가 쥐고 있던 것들은
지금의 시장과는 잘 맞지 않아 보였다.
예전에 배우고 일했던 전공은
그대로 꺼내 쓰기엔 멀어져간 시간을 붙잡기 힘들었고,
세상은 내가 멈춰 있던 사이
이미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저 '공백' 위에 서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적어도 바깥에서는 그렇게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배우고 있었다.
자격증을 따고,
수업을 듣고,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아직 길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이른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 시간은
스스로를 자주 의심하게 만들었다.
나는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일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나는
아무 질문 없이 머무르는 대신
다시 그 질문을 기준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안은 채
나는 아직 서 있었다.
맞서 싸우지도,
완전히 돌아서지도 못한 채로.
다만 분명한 건,
그 질문을 외면한 채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