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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 Feb 18. 2022

저드반 아트반-마파 다운타운

레트로풍의 영화 세트장에 온 듯한

US-90은 어느새 안토니오 길과 하이랜드 길이 만나는 메인 사거리가 되어있다. 말이 메인이지 신호등도 없다. 좌회전 하자마자 오른편에 우리가 호텔 세인트 조지가 있다. 마파에 도착해 냈다는 흥분과 감격 때문일까? 벽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내 위시리스트 최상단의 찰스 가인스(Charles Gaines)의 나무로 보인다.

©Charles Gaine, Numbers and Trees: Central Park Series II: Tree #1, Photo credit: Jeff McLane


호텔 내부는 로비, 식당, 스토어까지 브루클린의 힙한 호텔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서비스는 매끄러웠다. Deluxe King 객실은 킹베드, 라운지 공간, 책상과 옷장, 미니 냉장고(커피머신은 없다.), Aesop 어메니티도 흡족했다. 그 중 최고는 뷰. 사흘동안 저드 프린트 빌딩을 바라보며 잠들고 눈을 뜰 수 있다니!


눈 돌리는 모든 곳이 저드

호텔 바로 앞에 - 내 방 창문에서 보이던 - 저드 프린트 빌딩이 있다. 그 뒤로 두블럭을 가면 내일 가게될  더 블럭(The Block)이 있다. 랜드마크인 프레시디오 카운티 법원쪽으로 가다보면 왼쪽 작은 골목엔 저드의 콥 하우스(Cobb House), 와이스(Wythe Building), 아트 스튜디오가 나란히 있다. 치나티 재단 간판도 보이고 저드가 직접 디자인한 AdeC brand 로고가 외벽에 있는 건물도 보인다. 저드의 영지에 제대로 왔구나.  



눈으로 맛볼 수 있는 최상의 만족스러움

80년대를 배경으로 저드의 일대기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공들여지은 세트장 같다. 가게나 식당은 물론 경찰서도, 소방서도, 우체국, 약국까지도 레트로풍으로 웨스 앤더슨이 아트 디렉팅을 했다고 해도 믿겠다.

관광산업이 주를 이루는 작은 도시에
흔히 있는 조잡한 색의 간판이나 가게도,
조악하게 만든 기념품들,
관광객들을 향한 공허한 친절은 없다.

저드라는 이름의 무게와 가치를 아는 사람들. 저드의 DNA 나눠가진 사람들이 산다. 연두, 찐분홍, 귤색. 다른 도시에서   없는 마파의 색들. 각각보면 건물들의 형태와 인테리어, 타이포들이 개성이 하지만 전체를 보면 합이 좋은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고 풍성하다.



가려고 했던 식당은 휴무였다. 창가 자리가 그림인 Margaret’s에 들어갔다. 안에서 바라본 하늘에 정신이 팔려서 맛은 기억나지 않는다. 에피타이저로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소세지를 먹었다는 것 밖에.

 


창 밖만 보다 가게의 내부를 보니 벽에 형광 분홍, 연두, 파랑. 색색의 그림자가 쏟아진다. 마파는 안도 밖도 온통 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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