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듀 May 12. 2021

잘 퇴근하기

회사는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회사일은 중요하다. 그래서 열심히 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 목숨 걸고 매달일 일도 아니다. 목숨 걸듯 해보니 그랬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가고, 첫 직장이 마지막 직장이 될 확률이라던가 첫 직업이 마지막 직업이 될 확률은 거의 제로다. 그래서 우리는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이것이 나의 천직인가?', '아니라면 무엇이 내 천직일까?'에 대한 고민과 탐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탐구가 더 깊이 들어가면 '나는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나', '나의 강점이나 차별성은 무엇일까' 등의 고민들로 이어질 것이다.

이 탐구에 있어 회사 업무를 통해 배우고 경험하는 많은 것들 역시 도움이 된다. 어떤 조직에 속해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여러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크고 작은 과제를 수행함이란 큰 경험이고 자산이며, 이것들이 앞서 말한 탐구에 어느 정도의 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하지만, 회사일에'만' 몰두하고 매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번아웃이나 현타가 오기 마련이다. 특히 초반에 아무것도 모를 때의 재미와 긴장감이 점점 사라지고 업무에 익숙해지는 순간 더더욱 이런 생각이 밀려들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회사일에서 답을 찾을 수 없는 부분들도 많다. 


회사는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일과 함께 그 외적으로 가볍게는 취미로 시작하여 내가 정말 몰두해서 하는 것, 나아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찾아보고 많이 해봤으면 한다.

1~2년 차 때의 나는 지금보다도 회사에서 무언갈 보여줘야 하고 자리 잡아야 한다는 강박이나 조급함이 심했다. 완벽주의 성향에 회사일이 전부인 듯 살았던 날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깝다. 물론 그때 그렇게 지내온 덕분에 업무적으로는 더 성장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회사일에 회의감이 들었을 때 환기시킬만한 다른 탈출구를 마련해놓지 않았더니 배로 힘들었다. 그렇게 3년 차쯤 현타가 세게 온 후에야 '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업무 외적인 다양한 취미나 활동, 부가수익창출에 힘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퇴근해요, 우리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려면, 퇴근시간을 사수하고 퇴근 이후의 삶을 온전히 내 것으로 영위해야 한다. 나의 직업 특성상 야근이 많아 퇴근시간 사수는 여전히 힘들다. 하지만 내일 업무시간 중에 조금 더 힘들게 하면 되겠다 싶으면 굳이 야근하지 않는다. 그리고 5일간 치열하게 일한 뒤, 주말엔 무조건 하루 종일 내 시간으로 쓴다. 5일간 스스로 치열하게 일 했다고 자부한다면 주말에 찝찝함 없이 편하게 쉬거나 나만의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이 시간에 평소 도전해보고 싶었던 걸 한다던가, 책을 읽는다던가, 부업을 하거나 글을 쓴다. 이 시간에 각자가 즐거운 일을 하자. 오래 잘 일하기 위해서라도 퇴근 이후의 삶을 사수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나의 경우엔 한 2년 전부터 이모티콘 디자인을 하고 있다. 가벼운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었는데, 세 번째 도전 끝에 카카오 이모티콘 제안 심사 통과 이후 시리즈물로 한번 더 출시했다. 이후에 다른 이모티콘 디자인으로 몇 번을 더 도전했고, 통과되진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에서 통과되지 않은 이모티콘은 다른 플랫폼에서 판매하며 계속해서 도전 중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모티콘 제작 이외에 굿즈 제작이라던가 유튜브라던가 글쓰기라던가 하고 싶고 계획하고 있는 게 정말 많다.

업무와 무관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러한 활동들은 생활에 무료함을 없애고 활력을 주며, 나아가 업무와 유관하게 연계되어 시너지를 발휘하게 한다. 회사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외에 다양한 활동도 즐기며 일의 범주와 나의 영향력을 키우자.

결국엔 ‘잘 퇴근하는 것’이 ‘오래도록 잘 일하는 법’이기도 하니.

작가의 이전글 하마터면 엄마를 잃을뻔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