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채식 분투기-1

사로잡는 얼굴들

by 그리운 나무 그늘

종이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한겨레는 정말 고약한 신문이다. 나는 신문을 볼 때 가장 뒤쪽부터 보곤 했는데 한겨레는 그럴 필요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회, 정치, 경제, 환경 등등.. 활자에 대한 거부감을 증폭시키는 내용을 가득 담고 있어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다. 뷰티, 여행, 생활정보, 연예 따위의 내용은 인터넷 기사나 뒤져보라는 듯이..

그나마 토요일에는 좀 숨통이 트인다. 공연이나 책 소개 거기다 연재만화까지 있으니 말이다. 지난 토요일 신문에 나의 시선을 머물게 한 책이 있었다. 당장 주문해 바로 정독에 들어갔다.

사로잡는 얼굴들.

산업화 시대를 살아가는 동물들의 영정 사진이라고 해야 할까. 자연스럽게 살아가지 못하고 사람들의 먹잇감으로, 또는 한때 사람들의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나이 듦이 묻어 있는 책이다.

나는 채식을 한다.

채식을 한 지 1년 7개월이 되었다. 처음 채식을 시작했을 때는 자연식물식을 지향했다. 되도록이면 조리를 하지 않고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원래의 모습을 먹는 것.

비록 현미와 감자, 고구마, 옥수수 같은 것들은 익혀 먹었지만 처음부터 자연식물식에 대한 어려움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간편하고 깨끗하고 쓰레기를 거의 만들지 않는 이 식단이 나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엔 우유가 가득 섞인 따뜻한 커피가 놓여 있다. (차차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나의 채식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고민을 시작한다.

나를 사로잡는 얼굴들 때문에.

나의 평생의 고민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이다.

지금 이 순간 다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부딪혀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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