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3

PLANTING THE TREES OF KENYA

by 그리운 나무 그늘
The story of WANGARI MATTHAI - Claire A. Nivola


아들아! 오늘은 바람이 참 시원하구나.

넌 바람을 본 적 있니?

엄마는 어렸을 때 시골집 마당을 참 좋아했단다. 그 마당 끝자락에 서면 눈앞에 보리밭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멀리 바다가 보였단다. 5월이 되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청보리 밭을 지나며 어찌나 소란스럽게 장난을 치면서 다니는지... 바람이 청보리밭에서 만드는 출렁거리는 파도와 보리들을 간지럽히는 재잘거림에 엄마는 바람을 보고 듣고 느끼는 법을 알게 되었단다. 자연에 둘러싸여 살 수 있었다는 게 엄마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구나. 엄마의 마음속엔 그때의 장난꾸러기 바람이, 엄마의 품같이 포근한 바다가, 구름들이 경주를 하던 해맑은 하늘이 그대로 담겨있단다.

몇 년 전에 엄마는 다시 그 마당을 몰래 들여다봤단다. 그리웠으니까. 하지만 보리밭은 사라지고 흙들은 시멘트 밑으로 다 자취를 감추었더구나. 저 멀리 바다를 남기고 나의 마당과 보리밭은 사라져 버린 거야. 그리고 엄마의 기억 속에만 추억으로 남아있단다. 너에게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말이야.

이 책의 주인공 왕가리 마타이도 엄마와 비슷한 마음이었을까? "Her heart was filled with the beauty of her native Kenya." 하지만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의 가슴속에 있던 케냐의 모습은 많이 변해있었단다. 내다 팔 차와 작물을 기를 농장을 만들기 위해 나무들이 무차별적으로 베어져 나갔고 땅은 사막처럼 변해갔단다. 아이들과 여자들은 땔감과 물을 얻기 위해 더 멀리 걸어가야 했고, 자신들이 먹을 것을 기를 땅도 없어 비싼 돈을 주고 사 먹어야 했어.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가난해지고 불행해졌단다. 나무가 없는 땅은 깎여나가고 물을 머금고 있을 수 없어. 힘이 없고 메마른 땅에서는 식물들도 자랄 수 없지. 식물이 없는 땅에서 굶주린 가축들은 건강한 생산물을 만들어 낼 수 없어. 결국 사람도 메마른 땅처럼 말라가겠지. 이 모습을 본 왕가리는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위대한 계획을 세운단다. 바로 나무 심기! 교육받지 못하고 천대받던 여성들에게 나무를 심고 가꾸는 법을 알려주면서 한 사람이 한 그루의 나무를 잘 키우도록 도와주었단다. 이렇게 시작된 나무 심기 운동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가 3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케냐에 심어졌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구나.

어때? 굉장하지?

너에게 왕가리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야. 단순해 보이는 작은 결심과 실천이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았으면 좋겠어. 옳은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기고, 나의 말과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이 되어 멀리 퍼질 수 있다면 넌 어느새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야. 우리는 깨끗한 자연과 행복한 이웃들이 없으면 절대 혼자서 잘 살 수 없단다. 사람들의 마음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이 더욱 푸르른 모습으로 변해갈 수 있도록 너도 한그루의 나무를 심어 잘 가꾸어보길 바라. 너의 마음속에서도 그 나무가 잘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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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나무 -by Hae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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