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욕실에서 넘어지셨다. 119 구급대 차를 타고 가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큰 충격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검사나 해 보는 거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갈비뼈가 5개 부러지고 폐에도 혈흉이 생겼단다. 얼마나 뼈가 약하면, 꽈당 넘어진 것도 아니고 주저앉다시피 한 부딪힘에도 뼈가 부러지는가? 의사의 진단을 듣자마자 눈물이 쏟아진다. 엄마가 보지 않는 틈틈이 울음을 쏟았다. 이 울음의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다. 죄책감? 불안감? 예감되는 이별로 인한 두려움? 아니, 뭔가 서러웠다. 삶과 죽음의 가운데에서 살아가야 하는 너나없는 생명의 한계에 대한 서러움 같은 것. 그것도 아니다. 그냥 울음이 토하듯 꾸역꾸역 밀려 나왔다. 그러는 중에 카톡도 하고 모바일로 계좌이체도 하다가 또 꺼이꺼이 울었다. 심지어 야구경기 중계를 보고 응원팀의 승리를 기뻐하다가 또 울음을 토한다. 이렇게 이틀을 울다보니 뭔가 서늘함이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배어 나오는 느낌이 있었다. 기도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물 한 그릇을 앞에 두고 기도를 했다. 엄마가 스스로 이 상황을 이겨내시기를, 이미 몸이 그렇지 못하다면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질서에 순하게 따르시기를 기도했다. 그러자 토함은 가라앉았다. 울음을 밀어내던 원천은 '슬픔'이었음을 알았다. 부모 자식 간에, 특히 엄마와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순도 100%의 깊은 슬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