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과의 작별

by 노각

엄마가 다니시던 주간보호센터를 바꾸었다. 재활을 잘해준다는 평가에 선택한 곳을 약 2년간 다니셨지만 엄마는 그다지 즐겁게 다니지 못하셨다. 대화상대를 찾지 못했고, 거동이 많이 불편한 동무들에 대해 마음을 열지 못했다. 등원 인원이 많아서 알뜰하게 보살핌을 받지 못했지만 나는 마냥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해했다. 내가 엄마 한분도 잘 모시지 못하는데, 여러 분들을 돌보는 주간보호센터의 직원들은 얼마나 힘드시겠으며,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어서이다.

하지만 한나샘은 무척 불만이 많으셨다. 요양보호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미진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송영 차가 엄마를 실지 않고 가는 바람에 바깥에서 1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결국 동네주민의 추천을 받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으로 옮겼다. 넓고 깔끔한 공간에 20여 명의 노인들이 계셨는데, 할머니들의 수다가 반갑게 여겨졌다. 또 센터장님이 세심히 엄마의 상태를 살피며 그에 맞는 재활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모습에 믿음이 생겼다. 한나샘이 그만두시게 되면 생길 시간적 공백도 약간 해결이 될 수 있었다. 하원시간이 늦었던 것이었다. 만족스러운 변화였다.


다만 함께 송영 차를 타고 다니시는 어르신들과의 헤어짐이 섭섭했다. 내가 말이다. 운전석 옆에 앉으시는, 다리가 불편하신 할아버지는 항상 부드러운 미소로 인사를 하며 차에 오르는 분들에게 꼭 사탕을 하나씩 주신다. 엄마가 뒷자리에 앉으면 슬그머니 손을 뻗어 잡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무표정한 할머니들 사이에서 반갑게 인사말을 적극적으로 하는 한 할머니의 모습은 아침 햇살처럼 밝다. 볼 때마다 "누구여? 딸이여?"라며 손을 뻗어 나에게 말을 던지시던 어느 할머니와도 어느새 정이 들었던 거다.


그래서 조그마한 간식 꾸러미를 준비하고, 건강하시라는 말씀과 환한 미소를 얹어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노인들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리는 현재만 살 수 있을 뿐이니까. 쓸쓸한 내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소리를 되내어 본다. 오직 평안하시기를, 사라지는 차 꽁무니를 보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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