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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단 Apr 06. 2024

법이 늙었다 11

유교적 한국사회의 예속관계 2

   - 유교적 한국사회의 예속관계 2

 이쯤에서 우리나라가 그토록 맹신하는 유교라는 사상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듯이, 유교는 중국의 공자와 맹자, 주자에 의해 만들어진 사상이 우리나라에 받아들여진 후, 조선시대 때 좀 더 각색되고 강화되어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를 지배해 왔던 사상이고,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 절대적인 훌륭한 사상으로 떠받들어지고 있으나, 막상 그 탄생국인 중국에서는 이미 문화혁명 당시, 그릇된 사상으로, 철저하게 청소되고 배척당한 사상이다.


 유교는 철저하게 강자인 리더를 위한 사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강자인 군주가 먼저 자기 자신을 수양하고 닦아야 천하를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고, 일반 백성들은 그런 힘세고 권력 있고 올바른 강자에게 전적으로 순종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신하는 안 그래도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임금에게 무조건적인 신의로써 굴종해야 하고, 제자는 원래 권위로 똘똘 뭉친 스승에게 더욱 머리 굽혀 순종해야 하며, 자식은, 원천적으로 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유리하고도 강력한 위치에 있는 부모를 예절과 복종으로 더욱 깍듯이 예의 바르게 모셔야 한다. 그래야만 세상을 고생하지 않고 쉽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단순하고도 원초적인 동물적 논리이다.

 누가 봐도 강자에게 굴종하면 당장은 좀 살기 쉬워지고, 강자에게 반항하면 온갖 역경과 고난이 예상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것은 약육강식이 대세인 동물의 세계에서도 통용되는 당연한 세상만물의 이치이기도하다.

 그러나 그것이 이성이 있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고 타인과 동물을 아울러 함께 잘 살아가게 할 생각을 하는 인간들을 위한 최고의 논리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교이론은 강자인 리더가 자신에게 굴종하는 사람들에게 한없이 너그럽고 끝없이 베풀며 학식이 높은 경우에는 좋은 이론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강자가 무식한 폭군이 되는 순간, 그 모든 유교적 조언은 여지없이 인생 최악의 폭언이자 세상 흉악한 욕설로 변하고 만다.

 나를 악용하려 하고 나에게 죽음의 고통을 주면서까지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고자 하는 강자에게 무조건 충성하고 복종하라고 하면, 그게 바로 욕이고 저주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 강자위주의 사상을 그토록 오래 신봉하게 되었는지는 짐작이 간다. 우리나라 역시 강자의 나라인 것이다. 유교는 강자에게는 아주 유용하고 약자들을 조정하기 쉬운 사상이자 수단이자 방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강자들에 의해 유교는 철저하게 악용되고 약자들에게 강요되어 왔을 것이다.

 이처럼 오랜 유교 전통을 통해, 착하고 순종적으로 키워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유교적 사상을 받아들이고 유지하는 데에 현대에까지 열심이다. 마치 이것만이 전 세계가 배워야 할 인륜이자 도덕적 덕목이자 당연한 이치인 양 말이다. 그런 환경에서 평생을 살아온 한국사람들에겐 그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그에 순종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라 믿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물론 불만도 적지 않고 그에 따르는 고뇌도 깊을 수 있었겠지만, 달리 해결할 길도 없어 보이고, 설사 방법이 있다 해도, 이 보수적인 사회에 그것이 통할 리 없어 보이니, 그 시도조차 두려워, 그저 순종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어버렸다.


 사실 우리나라의 이런 유교적 강자존중사상은 국제적 관계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통용되긴 한다. 동물적 약육강식의 논리가 가장 자연스럽고도 강하게 작용하는 인간관계는 아마도 국가 간의 관계 즉, 국제적 상황에서가 아닐까 싶다. 이에 관하여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논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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