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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단 Apr 13. 2024

법이 늙었다 13

복지국가 스웨덴 1

    - 복지국가 스웨덴 - 약자들을 위한 강자들의 천국

 스웨덴의 법은 약자의 편이고, 사회정의는 때 묻지 않은 젊은이들과 힘없고 나이 어린 약자들 편이며,  여자들과 노인들, 장애인들, 어린이를 위한 사회적 보장이 비교적 탄탄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는 법적제도뿐 아니라 사회적 계몽을 통해 국민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끊임없이 정부가 노력하고 교육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스웨덴 사회보장제도의 기틀을 마련한 스웨덴의 전 수상 울로프 팔메가 했던 말들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약자들이 살기 불편한 사회는, 강자들에게도 결국 불편해지고, 약자들이 살만한 사회는, 강자들에게는 천국이 된다."


 사회에서 억울하게 차별당하는 약자가 없어야 그에 반항하는 사회악이 줄어들고 그래야 사회가 숨 쉬고 살만한 세상이 된다는 점에는 누구도 반박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약자들이 살만한 사회에는 그만큼 사회악이 줄어들므로, 강자들에게는 더없이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웨덴의 부호들은 부의 재편을 위해 세금을 많이 내는 사회제도에 대해 큰 불만이 없었다. 이는 곧 그들이 약자가 되었을 때에 대한 보험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끈끈한 정이나 연민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회의 가장 무기력한 약자가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큰 소리 낼 수 있는 사회이다 보니, 아무리 약한 사람이라도 타인이 필요치 않고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 어떤 종류의 관계에도 예속될 필요가 없다. 타인에게 온정을 구걸해야 할 이유가 없고, 필요 없이 타인을 불쌍히 여기는 기만도 없다.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떳떳하기에 굳이 살아남기 위해 비굴해져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 복지국가 스웨덴 - 일반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

 초, 중, 고는 물론 대학원과 박사과정까지의 학비가 모두 무료인 스웨덴의 사회보장제도는, 배우고 싶어 하고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불합리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오히려 학력에 크게 집착하지 않고 일찍 자립하길 원한다.

 학생들도 부모에게 의존적이지 않고, 방학 동안의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과 나라에서 나오는 생활보조금으로 학교를 졸업할 수 있으므로, 일찍이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부모의 도움이나 잔소리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학생들이 많다.


 자식들은 부모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끼는 사춘기가 되어 본인이 원해서 신청하면, 임대아파트가 제공되고, 필요한 생활비는 학교에 다니는 한 최소한의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가 있다. 그리고 그 원금은 나중에 졸업 후 취직해서 일 년이 지난 후에 조금씩 평생에 걸쳐 상환해 나가면 된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가 보고 싶어질 때까지 접촉하지 않아도 그 누구도 탓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그들 간의 만남에는 갈등이 있음에도 부모자식 간이므로 무조건 자식들이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전제가 없다. 만남 자체가 관심과 진심을 의미하고 사랑을 내포할 뿐이다.


 부부간에도 마찬가지이다. 사소한 갈등이 차츰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로 부풀어갈 때, 자식들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갈등을 무한정 연장시켜야 한다고 설득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부부간의 갈등이 부부 자신들의 정신적 장애요소가 되고, 애가 있는 경우 아이들의 정서형성에도 장해가 된다는 인식이 있어, 갈등이 있는 부부는 차라리 일찌감치 갈라서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나름의 주관으로 판단하고 결정짓고 최선을 선택하며, 타인은 그 판단을 이해하고 존중할 뿐, 간섭과 편견으로 비판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같은 입장에서 겪을 수 있는 가능한 일이라 생각할 뿐이다.



    - 복지국가 스웨덴 - 장애인에 대한 관점

 스웨덴 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존경받을 만하다. 그들에게 장애인은 다른 여러 나라에서 그렇듯이 특수계층의 비정상인 사람들이 아니다.

 장애는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어렵고 고달픈 과정 중의 하나이고, 그래서 아직 그 어려운 과정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겪은 사람들과, 높은 세금과 장애인연금이라는 정당하고도 당연한 방법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일반적인 통념이다.

 사람들은 인생에 한두 번쯤은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고, 그것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과정일 수 있기에, 장애인과 일반인은 다르지 않고, 그렇기에 피차에의 도움은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보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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