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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단 May 05. 2024

법이 늙었다 20

미국의 자유방임적 민주주의 1

    - 미국의 자유방임적 민주주의 1

 미국정부는, 그들이 고수하고 있는 자유경쟁 민주주의가, 사람들이 살고자 하는 의지에 가장 강력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이 세계에 존재하는 정치제도 중 가장 빠른 발전을 일구어 내는 가장 선진적인 정치이념이라고 말한다.

 정치적으로도 최대한 이 점을 강조하고, 그래서 사람들의 기본적 사회적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돈이, 사람들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소한의 사회적 보장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로써 인간의 최대한의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어떤 불합리한 상황에서든 꾹 참고 일하는 참을성을 가지게 되고, 이로써 자본주의와 금본주의의 꽃을 피운다는 논리이다.

 돈을 자본으로 한 사업가들이 인간을 최대한 기계처럼 마음껏 부리기 위해서 설정된 이론 중 가장 합리화된 이론이기도 하다.


 사실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몹시 친숙하다.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 사회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약간의 사회주의적인 서민보호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미국보다는 방임적 경쟁체제 기능이 살짝 약화되어 있기는 하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식 민주주의에 포함된 그 모든 서민보호기능은 다른 나라에 흔하지 않은 우리의 시민항거운동에 의해 뼈아프게 조금씩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


 방임적 자유경쟁주의는,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스스로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경제적 뒷받침이 되지 못할 때에는, 그들의 잠재적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먹고살기 위한 가장 처절한 몸부림을 이끌어 낼 뿐이다.

 그것은 타인과의 경쟁을, 아름다운 선의의 경쟁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살기 위한, 살아남기 위한, 악랄하고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피 튀기는 전쟁으로 만든다.


 자유방임주의의 사회에서, 경쟁에 도태된 사람은, 능력 없고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게으름의 소유자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마냥 그렇지만은 않음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발버둥 치며 살아도, 금전적 뒷받침이 없어 방법이 없는 사회빈민자들도 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빈민자였을 수도 있고, 더 큰 부와 권력의 소유자가 아니었기에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하고 아까운 인재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그 모든 경쟁에서 불합리하게 패배해야만 했던 사람들이 앙심을 품고, 이 사회의 악으로 재탄생되거나, 그들을 올바르게 돌보지 못한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범죄자로 될 수 있고, 이를 막을 적절한 방법도 거의 없다.

 진정한 의미의 아름다운 경쟁은, 동급의 환경과 동등한 밑받침 위에서 벌일 때에만 그 의미가 있고, 그제야 비로소 실현가능할 것이다.


 이미 모두 가진 자와 경쟁을 벌이는 일은 무모한 시도이고, 방임적 자유민주주의는 그 무모하고도 비장한 시도를 도와주기보다는, 가진 자의 모든 형식을 뛰어넘는 불공정한 행위를 합법화 합리화하는 데에만 주력하고 있으므로,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불평등을 합법화하고, 차별과 계급주의를 당연시하는 자유경쟁제도가, 이 세계에 존재하는 가장 합리적이고도 발전적인 선진모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세계 여러 나라와 자국의 국민들을 향해 자행하는 기만이고, 돈과 로비의 권력이 난무하는 정치부패를 극복하지 못한 미국정권이 남발하는 사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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