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늙었다 2
꿈꾸는 사람들
- 꿈꾸는 사람들
이 세계의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살고 싶어 하지만은 않는 듯하다.
누군가를 위해서 또는 사회 공공의 안녕을 위해서라는 목적의식이나 사명감을 삶의 이유로써 가지고 싶어 하고, 무엇보다도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싶어 한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 부양해야 할 가족들, 아니면 꼭 자신이 해야만 하는 어떤 일들 또는 적어도 사회 속의 충실한 한 부속품이 되거나, 타인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존재로써의 만족감, 그런 것이 있지 않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의심하기 시작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자신과 사회의 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우선 사회와 격리된 개인으로서 빈곤의 고리에 들 가능성과 직결될 수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스스로에 대한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알코홀리즘이나 마약중독이나 다른 사회적 일탈을 낳는 원인이 될 수도 있고, 그러한 사람들을 부의 축적의 기회로 삼는 사람들에 의해 또 다른 사회악으로 변질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나친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는 모든 사람들의 속성에 맞는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가끔 이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죽으면 보람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들이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죽어서 다시 이 세상에서 환생한다는 불교의 reincarnation 즉, 환생설을 믿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지겹고도 끔찍한 생을 마쳐도, 이 불행하고 끔찍한 곳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아니 그보다 못한 환경에서 태어날 수도 있다면, 죽는다는 일이 사는 것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두렵고 끔찍한 일일 수 있을 듯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지금 당장 행복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죽기 전에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고쳐놓고 싶다는 생각과, 이상향에 대한 꿈조각들을 머리 위에 하나씩은 이고 살아가는 듯하다.
그 흩어져 있는 꿈조각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면, 그런 노력들이 한데 모아진다면, 그 꿈들은 실제 현실을 배경으로 하여, 현실에 대한 소망과 의지를 담아내고, 현실에서의 불만과 모순점을 해소할 가능성을 제시하여, 궁극적으로는 진정 현실로 존재하는 이상향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에 담긴 꿈조각들을 스스로 마주해야 한다.
그들이 진정 원하던 모습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들이 그 이상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목에 풀칠하기 위해서,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서, 아니면 이나마의 사회적 존재감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머리 위의 꿈조각은 잠시 가슴속에 묻어두고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그래야 하는 사람들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기도 하다.
사람들은 꿈이 없노라 말한다. 계획 같은 것은 세우지 않노라 말한다. 이상향 같은 건 모르노라 말한다. 아니, 그런 것은 원래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할 수도 없어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한다. 꿈은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고 계획은 세워봤자 그대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제부터 그런 이상적인 나라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존재할 수 있으며 존재하기 위해 흘러왔고, 그렇게 되기 위한 전조들이 주변에 만연해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이 세상 대부분의 비극은 무지함과 이기심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근본적으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법이 근본적으로 그릇되어 있거나 시대상황에 맞지 않기 때문임을, 법학과 복지학을 공부하면서 느끼게 되었다.
알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그들의 마음속에 묻어 두고 잊고 있던 꿈조각의 정체에 대해서, 그 중요성에 대해서, 그들이 무시해 버린 그 꿈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가슴저리게 깨닫게 하고 마음으로 마주 보게 해야 하며, 사람들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