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단 Mar 10. 2024

법이 늙었다 4

대한민국 복지체계의 현주소

   - 대한민국 복지체계의 현주소


 법을 공부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체제에 대해 궁금하여,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모든 과목을 이수하고 실습을 하기 전 포기해 버렸다.

 사회복지학에서 드러난 우리나라의 복지는 내가 스웨덴에서 체험했던 그런 종류의 복지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의 복지체계는 개인이 그 법과 제도를 잘 알고 직접 신청을 해야만,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법을 그렇게 상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법을 몰라서 혜택도 받지 못하고 현실을 비관하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뉴스에 종종 나올 만큼 그 제도에 대한 홍보도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법을 좀 아는 사람들은, 그 혜택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당당히 복지혜택을 받기도 한다.


 또 다른 면에서의 한국 복지체계의 허점은, 가난에 허덕이고 어려움에 처한 개인이 복지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나라의 허가가 있어야 하고, 사회복지사는 나라의 허가를 받기 위해 개인의 정보를 자세히 살펴서 그 어려움의 타당성을 증명해 주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도움이 필요한 개인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과정의 어려움과 현 경제상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 정신적 상태의 문제점 등을 점검하고, 스스로 일어서기 힘든 정신적 경제적 상태임을 파악해야만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개인정보를 탈탈 털어 그 개인이 얻어낼 수 있는 도움의 수준은 그저 과자 사 먹을 정도의 용돈일 뿐이다.

 사회복지사로서는, 그 개인의 정보를 한껏 조사하여 '너 참 불쌍하고도 한심한 인간이로구나'를 증명하기 위해 뼈 빠지게 일하고도, 욕먹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의 극소의 복지혜택만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은, 하면 할수록, 도움이 필요한 개인과 사회복지사의 자존감을 바닥으로 추락시킬 것이 뻔하였다.

 결국 나의 한국에서의 사회복지에 대한 희망은 고이 접어 하늘로 날려 보내게 되었다.

 다만 우리나라 사회복지법과 그 체계의 현주소를 뼈저리게 깨닫는 계기가 되긴 하였다.

작가의 이전글 법이 늙었다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