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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승민 Oct 28. 2021

집 밖에 나서는 순간 돈이다

과연 필요하니까 쓰는 걸까요?

문 밖을 나서는 순간 소비는 시작된다. 대학생은 오전에 일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등교한다. 몇 시간 뒤 점심시간 동기들과 근처 식당에서 6,000원 김치찌개를 먹고 오후 수업에 대비해 졸음 예방 차원에서 2,500원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또한 오후 친구들과 맥주 한 잔과 함께 곁들인 안주 값만 합쳐 45,000원이 영수증에 찍힌다. 각자 더치페이로 1인당 15,000원을 낸다. 다시 집에 돌아올 교통비로 1,250원을 썼다. 이렇게 소비한 돈만 26,000원이다. 회사원은 다른 가? 출근하기 위해 대중교통, 자가용(유류비)으로 출근하며 8,000원짜리 부대찌개, 테이크아웃 3,000원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집에 귀가한 후 누워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소소한 쇼핑을 한다. 


필요하니까 쓰는 거다

돈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에 마땅히 지불해야 하기에 필수적이다. 누군가 나의 무의식적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다. 누군가의 배고픔을 해결해주기 위해 식당 주인은 재료를 구입해서 씻고, 조리한 후 제공한다. 또한 대중교통 덕분에 출근 시간을 압도적으로 절약하고 친구와 술 한잔을 마시면서도 가게는 분위기를 제공해 더욱 대화를 유익하게 만들어준다. 



일정한 노동과 투자로 내 지갑이 두둑해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얇아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세부적으로 소비 목록만 나열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예기치 못한 병원비, 여가비, 투자 비 등등...

나에게 정말 필수적이고 배움에 있어 투자할 만한 가치라면 돈이 아깝지도 않다. 과거에 나는 정말 돈을 흥청망청 쓸 때가 있었다. 한 벌이면 충분한 옷을 앞으로 다가올 겨울 옷까지 구매하는가 하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허세로 카드를 먼저 들이밀곤 했다. 


요즘에는 토스, 다양한 가계부 어플로 월 지출내역을 한눈에 파악 가능한데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월 지출 내역을 눈으로 확인했을 때 입이 벌어지곤 한다. 내가 예상한 지출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돈 벌기 힘들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현실적 타격은 꽤 크다. 


여기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제부터 허투루 세는 돈을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저축 의지를 강하게 일으켜 통신비, 쇼핑 비용을 줄이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운다. 불필요한 소비 생활을 줄여나가며 결국 청산하고 자신에게 최선의 생산적인 일상에 투자한다. 두 번째 경우는 타협과 무관심이다. 월 지출 가계부를 보며 잠시 놀라기는 했지만 변화 의지가 없다. 자신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더 쉽다는 생각이다. 


"에휴 돈 쓰는 게 그렇지 뭐"

"힘 들여서 아끼고 싶지 않아"

"힘들게 번 돈 나한테 아끼고 살고 싶지 않아"

"나중에 저축하자"


연결고리


신기하게도 그동안 크게 소비 습관을 찾아보면 나의 감정 상태를 알 수 있다. 감정적인 소비가 나를 좌지우지할 때 그만큼 나 자체가 흔들리기도 했던 시기였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심리에 맞서서 대등한 위치에 서고 돈이 주체가 아닌 자신이 주체가 되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설계한다면 풍부한 삶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다. 문 밖을 나서는 순간 인간관계, 연애, 사랑, 일 등 모든 생산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각 챕터 안의 소비 일기를 보며 얽혀 있는 감정의 실타래를 풀고 저축과 내일을 위해 진실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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