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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승민 Oct 27. 2021

내 몸을 방치하지 마세요

운동의 몰입이 당신의 행복을 증가시키는 이유

불과 2년 전 대학생이었을 때, 홈쇼핑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런데 한창 피크타임에 심장이 갑자기 미친 듯이 뛰었고 어지럼증으로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누워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칼질을 잠시 그만두고 회사 휴식 공간을 찾았다. 소화가 안 되고, 두통과 어깨가 가라앉는 것 같은 고통은 인 소화제, 진통제만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가끔씩 찾아오는 이 증상에 대해 별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었고 일종의 부정맥과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가도 딱히 특별한 병명으로 구분되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자신에게 굉장히 관대했던 생각은 다른 의미에서 무관심과 방치였다. 

아찔한 경험을 겪고 나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학교 앞 운동장에서 가볍게 걷고 뛰는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했다. 어제 운동장 3바퀴 뛰는 것이 목표였다면, 내일은 3바퀴 반, 4바퀴 꾸준하게 목표치를 올렸다. 자연스럽게 근력 운동에 관심이 가고 지금은 매일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하루 1시간 ~ 2시간을 단련하고 있다. 


이렇게 운동이 하루 일과에 정착을 하고 나서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부정맥 증상, 어지럼증이 신기하게도 빈도수가 줄어들었다. 돌이켜보면 종종 운동장을 뛰면서 증상이 발현되어 그날은 아예 운동을 쉴 때가 있었는데, 현재는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나아졌다. 정말 기쁘고 보람찬 일이다. 


당연히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 재밌을 리 없다. 숨찬 호흡과 마주해야 하고 근력 운동을 한다면 찢어질듯한 근육통과 마주해야 한다. 그렇지만 매일 반복되는 고통에 익숙해지고 능동적인 생활 운동에서 오는 몰입의 경험은 나의 삶의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채소의 쓴맛이 신체의 면역력을 기르듯이, 숨찬 호흡은 활기를 선물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이렇다. 운동을 시작하면 자신의 체력, 즉 에너지의 총량을 늘릴 수 있다. 단순히 체력을 늘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에 충분히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그릇을 키울 수 있다. 두 번째는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운동이 나에게 유익한 것이라고 인지하는 순간 능률이 상승한다. 점차 난이도가 상승하더라도 재미가 붙어 어느 순간 몸에 주는 고통이 곧 보람으로 느끼게 된다. 


삶의 질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사람이 미래의 삶을 낙관하거나 하루 일과를 보람차게 보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경험은 우리가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인데 단순한 수동적 여가 시간(TV 시청, 유튜브, 과한 낮잠)이 과하다면 행복의 누적은 적립되지 않는다. 단지 짧은 쾌락에 그치는 스쳐가는 과거에 불과하다. 그래서 적당한 수동적 여가와 더불어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능동적 여가가 필요하다. 


무언가 꾸준히 할 수 있는 끈기, 노력, 의지, 목표도 중요하다.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시작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지속하는 습관의 가장 큰 힘은 상황을 만드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퇴근하면 집으로 향하는 것이 아닌, 집 근처 피트니스 센터로 향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불러일으켜야 하는 의지를 줄이고 매일 똑같은 시간, 장소, 복장 등 몰입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상황을 만든다면 이미 자신의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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