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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승민 Nov 27. 2021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는 나에게

최선의 '중심축'을 세워

27살 부모님의 품에서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어엿한 사회인이 될 시기를 앞둔 만큼 일을 해야 할 의무가 나에게 주어졌다. 굳이 남들과 비교하자면, 일반적으로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앞둔 27세 성인 남자로서 외적으로 두드러진 것이 없다. 가장 애매모호한 시기다. 부끄럽지만 아직도 나는 아직 무엇에 열정을 쏟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인생 방향을 세우지 못했다. 


취업 준비생이라는 타이틀로 길고 어둠 속의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은 이 기분은 꽤나 익숙하다. 문과를 선택할지 이과를 선택할지 또는 수험생 시절, 어느 학과에 진학할지, 어느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지 그때, 그 순간만큼은 얼굴에 그림자가 두드러졌다. 지금껏 새내기부터 졸업반까지 지낸 대학 시절 막연하게 어떤 직무가 옷에 어울리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한 적이 없다. 아니 미뤘왔다. 막연한 고민과 걱정 사이 뒤로 한 채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잔인하리만큼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어여쁜 가을의 단풍을 보는 기쁨은 잠시뿐, 후드득 떨어진 나뭇가지처럼 길고 긴 겨울을 지내는 것 같다. 



어중간하다

군 시절 전역을 앞둔 선임일 때, 특출 난 재능을 가지고 운동, 음악 등 각자 분야에서 별다른 고민 없이 확신 차게 말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나도 흑백이 분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둥글고 둥근 게 나름의 내 장점이지만, 분명하지 않은 내 모습에 초조함을 느낄 때가 많다. 과거 20년 전에 비해 지금은 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획일적인 취업 시장, 이직의 선택지가 없던 시기, 평생직장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선택지가 생겨났다. 감사하다. 덕분에 스스로 '선택지'를 쥐고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아직 나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헤매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너만의 '중심축'이 없어서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이유가 뭘까? 단지 선택지를 모르는 것일까? 세계에 널려 있는 직업을 나열한다고 해서 찾을 수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고민은 더 많아지겠지. 마트에 들어갔더니 수많이 진열된 상품을 보며 막연해진 경험이나 결혼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더라도 성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스트레스만 줄 뿐이다. 


내가 가진 본질적 문제는 나 자신을 잘 모른다는 데 있을 것이다. 즉 자기 분석을 철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나 자신을 알기 위한 노력이 충분치 않아서 일 것이다. 나만의 기준인 '중심축'이 없으니 하고 싶은 일을 찾기까지 주위만 헛돌고 있었다. 나 자신에게 뼈아프지만 그렇다. 어떤 사람은 부자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업을 삼는 사람이 있듯이 일정한 급여, 안정된 생활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사람마다 '중심축'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지금 내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생각해 우선순위에 따라 최선을 다해 명확히 하는 것 예를 들어 인간관계, 아르바이트, 독서 등 여러 경험을 통해 내가 그동안 그려온 시간을 따라 최선의 가치관을 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길을 찾기로... 당연하게도 내 세계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당연히 나뿐이다. 지금 최선의 가치관으로 '중심축'을 세우고 변화에 따라 수정하고 적용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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