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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승민 Mar 22. 2022

얄팍한 연애의 기술

연애의 법칙이라는 착각

대학생 시절 그때의 관심사는 연애였습니다. 누구는 진로, 자기 계발에 시간을 쏟고 있었지만, 저는 주로 친구들과 연애 고민, 이별, 짝사랑에 대한 대화를 주로 나눴죠. 연애를 하면서 상대와 자존심 싸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감정적인 싸움을 하곤 했어요. 굳이 애써서 사과를 받으려고 했었고 마침내 이겼다는 얄팍한 승리감에 취해 있었죠. 

"이건 네가 잘못했잖아!"

"아니 매번 다른 사람하고 밥 먹는 게 당연한 거야?"


연인, 결혼 관계에서도 애착, 감정 능력이 상황별로 다양하게 나타나죠. 저는 그때 아이처럼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울부짖는 유형이었죠. 부끄럽지만 간섭하게 되고, 집착하지 않는 척하며 집착하며 쏘쿨한 사람인척 연기를 했습니다. 

-연인 핸드폰 안 보는 척하면서 흘끔 쳐다보기

-상대가 술자리가 있다고 하면 "남자는 있어?"라고 물어보기

-친구들하고 재밌게 놀라고 말하면서 중간에 계속 문자 하기


자고로 남녀 관계란 잠정적으로 언제든 속고 속일 수 있는 관계라고 하는데 제 자신까지 속이면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유튜브 영상이나 연애 관련 책을 보면 종종 연애의 기술이라면서 '주도권 갖기', '밀당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세히 들어보면 분명 일리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정말 얕은 연애의 기술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커플에게는 맞는 말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 어린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나쁜 남자,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방법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자신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누군가와 사랑을 하기에 이기적이고 나의 사랑을 채워주길 바라는 욕심만 가지게 됩니다. 연인 관계라면 매 순간 연락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거나, 핸드폰 검사를 하면서, 술자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것은 갈등의 불씨가 되죠.




연애, 결혼 관계에서 주도권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좋아하는 감정이 넘쳐나지만 덜 사랑하는 것에 집중할 건가요? 밀당이라면서 자기 마음은 숨긴 채 사랑을 확인받은 후에야 관계를 결정하는 게 과연 옳은 연애 기술일까요? 왜 그렇게 주도권을 가지려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연인일 때 '나는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랑했는데 상대가 매정하게 돌아선 경우, 더 이상은 자기 자신까지 잃어버리는 연애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많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돌려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대개 자존심 싸움을 하려는 경우가 많죠. 나에게 편하게 맞추기 위해 간섭과 가스 라이팅이 시작되는 것이죠. 


연인, 결혼 관계의 핵심은 상대방을 충분한 배려와 서로 부족함을 채우고 성장하는 데 있습니다. 문제가 터지면 함께 공유하고 노력해서 한 발 나아가는 거죠. 독립적인 시간에 충분히 일에 열정을 쏟고, 취미를 즐기며 두 사람이 같이 있을 때만큼은 즐거움, 일상을 채우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연애가 왜 이렇게 힘든 건가요?" "결혼은 장난이 아니야 인내해야 하고 많은 것들을 포용해야 돼"라고 생각하시죠. 맞습니다. 행복해지기로 한 만큼 감당하고 겪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 단계들을 겪고 난 후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게 되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시다면 상대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스스로 솔직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건 어떨까요? 감정적인 마음에 크게 좌우되는 나, 모진 말과 상처 주는 나라면 안정적인 애착 형태로 벽돌을 쌓을 차례입니다. 

*좋은 사람인 척 연기하지 말자

*내 감정에 솔직해지고 문제가 생기면 상대에게 표현하기

"욱하는 마음, 욕하는 말 의식적으로 고치려 노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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