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시, 그리고 기다림의 기록
꽃과 시, 그리고 기다림의 기록
6월 하순, 백일홍·과꽃·봉숭아·메리골드가 하나둘 피기 시작하자
이른 새벽잠을 깨워 한참 이슬을 머금은
생기 넘치는 꽃들을 영상에 담았다.
동트는 시각이면
찬란한 햇살을 머금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7월, 스물다섯 번째 영상은
「실비 오는 날, 작은 마당 요정들의 아모르파티!」
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아내는 하모니카로 ‘봉숭아’를 연주했고
그 위에 아름다운 시 한 편을 더했다.
장마로 몸도 마음도 축축해질 때면
마당의 요정들은 오히려 더 고운 자태를 뽐냈다.
물기를 머금은 꽃잎 위로 맺힌 물방울이 영롱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작은 것 하나하나
예쁘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도
모든 것에 감사했다~^^
8월, 서른아홉 번째 영상
**「작은 마당 에세이 / Morning Glory / 토닥토닥 / 오늘의 선물」**에서는
담장 위 그물을 타고 활짝 피어난 나팔꽃을 담았다.
아내는 그 영상에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를 얹었다.
오늘을 선물합니다
작은 마당을 가꾸는 사소한 일상을요
까르르, 깔깔
소년·소녀의 감성을 가진 당신께
오늘을 선물합니다
잘 지내시나요?
보고 싶다, 친구야
가고 싶다, 그곳
살면서 쉬운 일은 없지만
힘을 내요
내 삶이 분명 나를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요
오늘 내 마음의 날씨는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힘껏 버텨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고마워, 사랑해
토닥토닥
참 좋은 사람
조금 게으르면 어때
조금 늦어도 괜찮아
이미 충분해
오늘도 멋진 날
혼자가 아니야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늘 맑고 밝게
반짝반짝 빛날 거야
예쁜 마당의 오늘을 드립니다
이렇게 코로나19의 시간 속에서
시골집 마당을 놀이터 삼아
사진과 영상을 찍고, 부지런히 편집해
1년 동안 총 77개의 영상을 만들었다.
1년이 지나면서
영상 길이는 4~7분으로 줄이고
주 1회 업로드로 호흡을 조절했다.
자막은 간단하게 넣거나
때로는 과감히 생략했다.
또 관심 있는 채널을 찾아다니며
구독을 눌러주고
구독을 부탁하는
소박한 상부상조로
조금씩 조회수도 늘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100번째 특집, 작은 마당 이야기.
테마는 ‘백일홍 꽃’.
**「백일홍 명상 / 기다림 / 인연 / 수다 / 여름밤 풀벌레」**라는
소제목을 달고,
Aakash Gandhi의 Invisible Beauty 음악 위에
이해인 수녀님의 시 〈꽃과 나〉를 자막으로 올렸다.
100번째라는 의미 덕분일까.
조회수는 400회를 넘었고
구독자는 200명에 이르렀다.
작은 마당에서 시작된 기록이
이렇게 또 하나의 인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