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구를 아시나요

DJ, 패션 디자이너, 페기 구

by 세컨즈 매거진

세컨즈 매거진은 문화예술계 속 무수히 많은 찰나의 순간을 만드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메일레터입니다.

오늘 글을 통해, 저희와 함께 문화 예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 보세요!


123829_2747717_1745559068561126937.png


최근 깜짝 공개된 제니x페기 구의 <like jennie> 리믹스, 다들 들어보셨나요?! 독보적인 스타일으로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두 아티스트의 만남은 '감다살'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페기 구만의 색깔이 가득 담긴 리믹스는 원곡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중독성 가득하죠. 이번 주 레터에서는 이런 어마어마한 달란트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DJ 페기 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볼 예정입니다. 그녀의 음악 여정부터 패션 스타일까지! 놓치지 마세요.


[1] 페기 구가 누구냐구?

[2] 일명 ‘페기 구 사운드’

[3] “I'm a proud Korean”

[4] 이 구역의 패셔니스타가 바로 나야




[step 1] 페기 구가 누구냐구?

123829_2747717_1745560069578346514.png 출처: XL 레코딩스


페기 구가 누구나면

흔히 페기 구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DJ 겸 프로듀서이자 패션 디자이너'라고 간결하게 소개하곤 하지만, 그녀의 다채로운 커리어는 한 문장으로 담기에 역부족이에요. 인천에서 태어난 그녀는 15살이 되던 해 부모님의 권유로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으로 유학을 떠나 패션을 공부했어요. 하지만 학업보다 음악에 매료되었던 그녀는 레코드 샵에서 일하며 DJ의 꿈을 키웠고, 졸업 후 음악의 본고장인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겨 본격적인 DJ 활동을 시작했죠. 그녀가 디제잉을 시작한 것은 2009년 무렵, DJ일을 하고 있었던 첫사랑에게 영향을 받아서였어요. 그와의 만남을 계기로 디제잉과 음악 프로덕션을 배우기 시작했고, 점차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탐구하기 시작했어요.


월클은 떡잎부터 남다름

사실 페기 구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죠. 코첼라, 후지 록, 데크만텔 등 세계 최정상급 뮤직 페스티벌에 꾸준히 출연해온 그녀.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만큼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 또한 남다르답니다. 우선 데뷔 1년만에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의 상징적인 클럽 베르크하인 & 파노라마 바 무대에 오르며 언더그라운드 신에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또한, 영국 유명 레이블 '닌자튠'을 통해 앨범을 발매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고요. ('닌자튠'은 그 이름만으로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믿음을 주는 인디 레이블이라는 사실!)


페기 구는 '내한' 가수가 맞다..

특히 그녀의 커리어는 2018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어요. 1월에 발표된 <Once> 앨범의 첫 번째 트랙 <잊게하네 (It Makes You Forget)>는 영국 AIM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었고, 세계적인 인기 축구 게임 ‘FIFA 19’의 사운드 트랙에 수록되며 전 세계 게임 유저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남겼어요.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2019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렸죠. 2020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 주최 좌담회에서 강연을 펼치는 등 음악적 영향력을 넘어 문화적인 아이콘으로 성장했음을 입증했죠. 23년도에는 세계적인 EDM 댄스 페스티벌인 ‘UMF 재팬’의 헤드라이너로 발탁되어 공연을 펼쳤고, 24년에는 첫 정규앨범 <I HEAR YOU>를 발매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 4월 26일에는 EDM 페스티벌인 ‘EDC KOREA 2025’에 참석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step 2] 일명 '페기 구 사운드'

123829_2747717_1745613959444355416.jpg 출처: YOUTUBE Peggy Gou


나나나~ 멈출 수 없어… 나나나~

페기 구의 <(It Goes Like) Nanana>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입에서 저절로 ‘나나나~’가 흘러 나오곤 하는데요. 그만큼 중독적인 그녀의 음악은 몽환적인 비트에 얹히는 반복적인 루프와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가 인상적입니다! 2018년에 발매된 싱글 <잊게하네 (It Makes You Forget)>를 들어보면, 미니멀하고 반복적인 신스에 읊조리는 듯한 한국어 보컬을 더해 그녀만의 신선한 음악을 느낄 수 있어요. 그녀는 BORA와의 인터뷰에서 ‘음악이란 건 나에게 감정과 같아요.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때로는 단순한 것이 가장 신선하죠.’라고 말하기도 했죠. ‘Simple is Best’라는 말이 있잖아요? 페기 구의 음악도 복잡한 비트보다는 심플하지만, 그녀만의 엣지를 더해 누구보다 신선하고 한 번 들으면 멈출 수 없는 매력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하우스와 테크노를 가로질러

이러한 페기 구의 중독적인 사운드는 하우스와 테크노에서 시작되는데요. 미니멀하고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하우스와 강한 리듬과 실험적인 테크노가 절묘하게 섞여 있죠. 하지만 사실, 그녀의 음악은 장르를 구분하기 쉽지 않아요. 전자음악의 엄청난 팬이 아닌 이상, 장르를 알아채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우스와 테크노 사이 어딘가, 미묘한 경계에 서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우리는 페기 구의 음악을 복잡한 장르 구분보단 ‘느낌’으로 알 수 있어요. 실제로 그녀의 곡 <I Go><(It Goes Like) Nanana>는 어디에 딱 맞추긴 어렵지만, ‘아, 이거 페기 구다!’ 싶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거든요. 듣다 보면 계속 생각나고 흥얼거리게 되고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음악이라면.. 장르는 중요하지 않지 않을까요?


아직도.. 테크노가 올드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한국에서 ‘테크노’라고 하면 이정현의 ‘와’ 같은 곡을 떠올리곤 할 텐데요. 아무래도 아직 올드하고 촌스럽다는 이미지가 따라붙는 거 같아요. 하지만 유럽에서는 정반대인데요! 특히, 유럽에서 테크노는 클럽 씬의 주류이며 가장 쿨하고 인기 있는 장르 중 하나에요. 특히 요즘은 하우스와 테크노, 그리고 둘이 섞인 트랜스(Trance)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런 장르들이 자연스럽게 뒤섞이고 있다고 해요. 또, 최근에는 Charli XCX의 <Guess>에스파(aespa)의 <Whiplash> 등 대중 음악 씬에서도 테크노 요소를 발견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흐름의 중심에 페기 구가 있죠. 그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우스와 테크노를 버무리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세련된 느낌을 만들어 내는데요. 어쩌면 테크노는 과거의 올드한 음악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신선하고 최신의 감각을 가진 음악이지 않을까요?



[step 3] “I'm a proud Korean”

123829_2747717_1745577754395636210.png 출처: YOUTUBE Peggy Gou - Starry Night (Official Music Video)


‘한국 출신 여성’ 아티스트 페기 구

페기 구는 아시안이며 여성입니다. 일렉트로닉 음악 시장은 백인 남성 DJ가 주도해 왔기에, ‘너는 유리천장을 깰 수 없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해요. 처음에는 이런 차별적인 발언 때문에 자격지심에 시달리기도 했던 페기 구. 그럼에도 ‘사람들이 무례하게 구는 걸 좌시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는데 겁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페기 구의 당당함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그녀는 ‘자존감이 낮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니 오히려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고백합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용기,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인 것 같아요!


한국인의 정체성을 녹여내다

어린 나이 15살에 영국으로 유학을 간 페기 구. 이제는 외국에서 산 세월이 더 길지만, 그녀의 음악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녹아있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던 음악 <잊게하네 (It Makes You Forget)>의 후렴구는 ‘혼란스러운 세상사 모두 잊게하네’라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요. 하우스 기반의 빠른 템포에서 잔잔히 읇조리는 한국어가 페기 구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것 같아요! 그녀의 첫 정규앨범에서도 한국적 요소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특히 제목부터 한국스러운 <Seoulsi Peggygou (서울시페기구)>비트 속에 가야금 연주를 녹여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를 150 BPM으로 표현했다고 하죠!


타임리스한 음악을 향하여

페기 구는 부모님 영향으로 8090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고 해요. 그녀가 추구하는 음악도 ‘타임리스’하다고! 어깨만 들썩이게 하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움직이게 하는 음악만이 10년, 20년 후에도 계속 들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에 대해 ‘옛날 음악을 지금 살아가는 세대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요. 한국어 감탄사 ‘아이고’를 중의적 표현으로 풀어낸 <I Go>에 대해 ‘촌스러운 연두색과 분홍색을 세련되게 표현한 노래’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했답니다!


페기 구 퍼포먼스 볼래 말래

세계적인 DJ로 활동 중인 페기 구에게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녀는 <Starry Night> 뮤직비디오로 다시 한번 대중을 놀라게 했는데요.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디스코풍 스팽클 드레스를 입은 페기 구, 고운 한복을 입고 강강술래를 하는 사람들, 단정한 교복 차림으로 단체사진을 찍듯 앉아 있는 학생들, 고궁에서 태권도를 겨루는 아이들까지.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들이 음악에 맞춰 자유로이 춤추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페기 구는 ‘한국과 외국에 모두 있어 봤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적인 요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외국적인 요소를 잘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그녀의 말처럼 단연 한국의 고유함을 감각적으로 담아내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step 4] 이 구역의 패셔니스타가 바로 나야

123829_2747717_1745166733536554493.png 출처: 더블유 코리아(W Korea), Have a Gou Time


우리가 사랑한 패셔니스타

페기 구의 예술적인 감각은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데요. 사실 한국에서는 DJ로서의 페기 구보다 패셔니스타, 셀럽의 이미지로 더 유명했던 적도 있었다고 해요. 음악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는 런던에서 패션 학도로 지냈다고 하니 패션에 대한 페기 구의 관심이 얼마나 넘칠지 상상이 가시죠? 이 덕분에 페기 구는 그의 음악만큼이나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는 사복 패션이 유명한데요. 특히 패션의 구분 없이 스트리트와 하이엔드 브랜드를 모두 찰떡같이 소화하는 페기 구의 룩을 구경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고! (페기 구의 패션 센스가 궁금하다면?)


패션마저 '페기 구스럽다'

어릴 때부터 패션을 좋아했고, 스타일리스트가 꿈이었던 페기 구에게 결코 패션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패션에 관해 누구에게 영감을 받느냐는 질문에 ‘그저 내 취향에 맞게 스타일링을 할 뿐이다’라고 밝힌 것처럼 페기 구는 자기만의 뚜렷한 개성을 중시하는 걸 알 수 있어요. 특히 이는 그가 몽블랑(Montblanc) 2020 브랜드 캠페인 ‘What Moves You, Makes you’의 마크 메이커로 선정된 것과도 연결 지을 수 있는데요. 여러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한 그에게 패션은 ‘페기 구’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 장르의 음악과 옷을 시도하는 태도 역시 페기 구의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의 지향점과 맞닿는 것 같죠?


DJ가 패션 디자이너도 할 수 있는 거임? 페기 구도?

페기 구는 2019년 2월에 오프화이트(Off-White) 창립자 ‘버질 아블로’의 후원 끝에 자신의 패션 브랜드 ‘Kirin’을 런칭하며,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영역을 넓히기도 했는데요. 그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여 본인의 스타일을 반영한 젠더리스, 스트리트 감성의 컬렉션을 선보였죠. 브랜드 런칭 행사에서 그는 ‘패션계에서 음악계로 옮겨왔고, 이제 다시 패션계로 돌아가려고 합니다’라며 음악 외에도 다양한 예술 분야의 활동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어요. 이 외에도 팬들을 위한 굿즈 브랜드 ‘Peggy Goods’를 운영하는 등 음악과 패션을 모두 아우르는 아이콘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죠. 이런 노력 끝에 그 해에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0인(BoF 500)’ 리스트에 선정됐죠.


Attention, please! 핫한 브랜드는 모두 날 주목해

심지어 페기 구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과 모델 활동으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 2020 A/W 신발 컬렉션 모델로 페기 구의 스틸컷과 짧은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죠. 이외에도 스톤 아일랜드(Stone Island) 최초의 여성 커뮤니티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어요. 최근까지도 룰루레몬(lululemon)의 새로운 ‘글로우업(Glow Up)’ 컬렉션과 함께한 보그 화보를 공개하는 등 모델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서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



fW7jOjA05C86LvB-i1awormZnFo.png

오늘 글,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감상평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매주 화요일 낮 2시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가는 세컨즈 메일레터를 구독하시면,

이 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 부록과 콘텐츠 뒤에 숨겨진 에디터들의 비하인드 코멘트,

그리고 놓치지 말아야 할 추천 콘텐츠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어요!


이 글은 지난 2025년 4월 29일, 세컨즈 메일 레터 구독자분들께 먼저 전달되었던 콘텐츠입니다.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창작자들의 생생한 소식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구독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 메일레터 구독하기

➡️ 세컨즈 인스타그램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믿고 보는 번역 장인, 황석희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