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는 블라블라를 잘 못 했으며, 피고는 블라블라 죄질이 나쁘다..."
"그러므로 피고를 징역 13년에 처한다"
한쪽의 일부승이라도 있는 재판에서 피고는 늘 불이익을 받는다.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의 잘 못이 일부 사실이라는 것이다.
피고에게 잘 못이 있다면, 피고는 죄를 받는다.
반소를 하여 반소피고가 없는 소송은 그렇게 피고를 벌한다.
원고는 죄를 받지 않는다. 원고는 억울한 사람이니까, 원고는 이 소송을 접수한 사람이니까.
모든 소송이 그런 줄 알았다.
어려서 미국 TV 드라마 Judge Judy 를 보면서 자랐다.
TV 속 Your honor 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 법에 따라 판단했고, 늘 공정했다.
그런데 이혼소송 가사판에선 아니더라.
무고한 피고가 억울하게 이혼 당하기도 하고.
누가봐도 갱생의 여지가 없는 상간남녀들이 재산분할을 두둑히 챙겨가기도 한다.
둘 중 하나라도 억울한데, 둘 다 내 얘기다.
나는 외도 배우자가 적반하장으로 시작한 이혼 판에 개처럼 끌려나온 피고였다.
판사들 앞에서, 가사조사관 앞에서, 부부상담사 앞에서 차라리 옷을 벗고 춤을 추는게 덜 모욕적이다.
그들 눈앞엔 너나 쟤나 똑같다. 결국 똑같이 모질이 처럼 가화만사성 못해서 이 앞에 나와 서로 입만 벌리면 거짓말을 일 삼고 있으니 결국 너나 쟤나 똑같다... 그런 눈치다.
재판장의 모두는 내가 "네 저도 이혼에 동의합니다" 라고 말하기를 집요하게 강요한다.
그리고 그대로 하지 않으려면 간이고 쓸개고 모든것을 내놔야한다. 나는 기각을 구하는 기각피고니까.
그렇게 전남편의 가출 후, 3년 반동안 1건의 민사소송, 2건의 형사고소, 3심의 이혼소송에서 합법적 조리돌림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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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0일
갑자기 남편이 사라졌다.
며칠 간 회사 여직원과의 이상한 카톡을 가지고 부부싸움이 있었다.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하길래 전날 둘이 양꼬치에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
그리고 그렇게 새벽 3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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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9일
둘째를 낳고... 아니, 첫째를 낳고...
아니아니다... 결혼하고 같이 술을 마셔본게 처음이었다.
6년 만에 처음으로 둘이 술마신 날, 허탈하게 가출했다.
그 날 그토록 아니다 아무사이 아니라더니 그렇게 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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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8일
"야, 어제 걔랑 통화했어. 넌 또 거짓말했더라?" 어제 다 못 마친 싸움이 이어졌다.
잘못한것 없다, 잘못했다, 아무사이 아니다, 잘못하긴했다 횡설수설 했다.
다 허언증이고 정신과 치료를 받겠으니 집근처 대학병원 정신과를 예약해달라고 했다. 듣고 싶지 않았다.
허언증, 망상증은 집안 내력이냐고 물어보니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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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7일
퇴근하고 오자마자 앉아보라고 했다. 왜그러냐며 당당하게 굴었다.
"어떻게 하면 직장동료의 아랫배에 살이 쪘나 안쪘나를 알 수있어?" 라고 물었다.
왜 남의 카톡을 봤냐고 길길히 날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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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5일
이개세(전남편)는 교수님 사은회를 하고 집에 들어왔다.
씻으러 들어가며 아이에게 휴대폰을 줬나보다. 아이가 휴대폰을 가지고 나에게 왔다.
"이개세님! 남산OOO는 어떠셨어요? ☆☆☆☆☆ 별점으로 어쩌고..."
구글 타임라인의 메세지였다. 점심으로 돈까스 먹었나보네 슥 치우고 다시 아이에게 주었다.
※ (욕아님주의, 열開 세계世 : 새로운 세계를 여신 분이다)
어? 잠깐.
남산OOO은 왜갔지. 외국인 상대도 아니고, 거길 왜 기어올라가서 뭘 먹고 온거지?
그렇게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