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공기

어둡고 긴장된 분위기 속의 따뜻함

by 클라라

대륙의 공기는 듣던 대로였다.

착륙 전 비행기 안에서 보이는 뿌연 상공 밑으로는 어두운 색의 레고 조각들을 뿌려놓은 듯한 너무나 건조하고 메마른 땅이 보였고 그 풍경은 소박함과 촉촉함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한국의 풍경들을 떠올리게 했다.

공기가 유난히 안 좋은 날은 하늘 전체가 황색으로 변해서 웬만하면 외출하지 말라는 방송이 나오고 코로나 발생 10년 전인데도 거리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하고 다녔다.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새까만 미세먼지들이 나에게서 떨어져 벽에 붙는 게 보일 정도이니 베이징의 공기는 그야말로 듣던 대로였다. (뭐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도 한다.)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베이징 공항 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중국어, 수많은 중국인들, 입국심사.. 모든 것이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고 내가 굳이 선택한 언어가 왜 중국 어였는지를 다시 떠올려 보게도 했다.

원래 좋아하고 공부하고 싶었던 언어는 영어였지만, 한국에서 알게 된 마음이 순수한 중국인 친구로 인해 목표를 바꾼 것이 중국으로 가게 된 첫 번째 이유이다. 또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만큼 가장 큰 언어의 벽을 허물수 있다는 생각에 난 중국을 선택했다. 미대륙, 유럽, 동남아 등은 많은 여행 유투버들에 의해 소개되었지만, 실제로 "와!" 감탄사가 터지는 거대한 스케일의 멋진 풍경은 중국에 많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전에 처음 중국에 발을 들여놓았던 장가계 여행에서 처음 알았다. 아름다운 자연이 눈과 정신, 마음에 주는 영향을.. 그렇게 몇 가지의 올바르게 보이는 듯한 동기를 가지고 난 베이징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한 시간의 시간 동안 보이는 것은 온통 수많은 사람들... 정말 사람 많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다. 사람 많은 장소를 싫어하는 나는 그렇게 맘껏 사람 많은 장소에 파묻혀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느끼고 만났다. 어쩌면 나에게 필요한 훈련이기도 한 것 같다. 특정한 어떤 어렵고 힘든 상황도 적응하고 견뎌내도록, 또 사람들을 좋아하도록 그렇게 필요한 훈련일지도... 실제로 난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고 사람 많은 장소도 즐기게 된 것 같다. 한국은 점점 낯선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겁부터 나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옆에 앉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사하고 쉽게 말을 걸며 대화를 한다. 그것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각하게 오염된 공기, 어둡고 긴장된 분위기 속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환경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 듯하다. 가정환경이 꼭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게 아닌 것처럼.. 환경, 유전적 요인은 바꿀 수 없지만 우리의 생각은 바꿀 수 있다. 내 생각도 긍정적인 것들로 가득 차고 변화되길 바라며 내 발걸음은 숙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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