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문을 여는 방법

아까운 100원

by 클라라

베이징은 방값이 정말 비싸다. 그래서 월세도 혼자 구하기 어렵다.

적어도 3명이 함께 살면서 방값을 나누어서 내야 그나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금부터 14년 전에 첫 룸메이트들과 함께 구해서 살았던 집이 한 달 월세 100만 원 정도였고 그것도 굉장히 오래된 낡은 아파트였다.

그렇게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집문 열쇠가 안 먹혀서 곤란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문짝에는 열쇠 고장 수리 연락처가 대부분의 집에 붙어있다. 그 정도로 흔한 일이다.

역시 한국에서는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고 짜증 났지만 일단 고장 수리 연락처에 전화를 해서 사람을 부르는 방법밖에 없었다. 곧 한 아저씨가 오셨고 난 먼저 수리 비용을 물어봤다. 사기도 잘 치는 나라이고 너무 비싸면 룸메이트들에게 상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저씨는 100원을 달라고 했다. 지금 한국돈으로 2만 원이다. 역시나 부르는 게 값이었다. 한국돈 2만 원이면 그리 큰돈이 아니겠지만 중국돈 100원은 정말 많은걸 살 수 있는 큰돈이다. 돈에 대한 개념도 중국에서 많이 배우고 그래서 절약하는 방법도 배운 것 같다. (한국에 돌아와 한국 물가에 적응하는데 그래서 시간이 좀 걸렸다) 화장실도 급하고 내가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나 혼자 해결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열어 달라고 했는데 그 순간 난 또 한 번 놀라고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 문을 여는 방법이 생각지 못한 방법이었기 때문인데 100원은 그 방법을 배운 값이라 해두자. 아저씨는 발로 문을 세게 찼다. 그렇게 충격이 가해지자 거짓말처럼 열쇠가 돌아가고 문이 열렸다. 그리고 약속한 100원을 달라고 했다. 난 어떻게 이렇게 열고 100원을 달라고 하냐 좀 깎아 달라 했지만 들어줄 리 만무했다. 100원 달라고 손을 내미셨고 난 고스란히 지갑에서 가장 큰 중국 지폐를 꺼내어 그분 손위에 올려 드렸다. 그 뒤로 또 열쇠가 돌아가지 않으면 같은 방법으로 문을 열 수 있었고 당연히 룸메이트들에게도 방법을 공유했다.

발로 차는 그 동작 하나에 100원을 사용한 게 그 순간엔 너무 아까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2년 동안 그 집에 살면서 열쇠가 안 먹힐 때마다 그 방법으로 집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기술을 배운 값이라 생각하면 뭐 지불할 만한 가격인지도... 아무튼 한국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편하게 번호나 지문을 터치하고 따뜻한 휴식처에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좋은 나라에서 태어난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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