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적

참 잘했어요

by 이국영


친구들과 올망졸망 모여 앉아 놀잇감을 가지고 놀던 태겸이가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자 꺄르르 소리 내어 웃는다. 엉덩이를 수천 번 들었다 놓았다 앞으로 흔들 뒤로 흔들거리더니, 드디어 “엄~마~” 하고 나를 향해 천천히 기어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교실의 시간이 멈춘듯했다. 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누가 보면 선생님이 태겸이 엄마인 줄 알겠네.”라는 짝꿍 선생님이 우스갯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순간만큼은 선생님이란 타이틀을 벗어버리고 싶었다. 끊임없이 가르치고 학습시켜야 한다는 압박도,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잠시 내려놓고 싶었다.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함께 지켜본다는 것, 그보다 더 큰 기쁨이 또 있을까. 아이를 서두르게 할 필요도, 재촉할 이유도 없다. 그저 믿고 기다려주면,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이든 해낸다. 기다림 속에서 피어나는 아이의 용기와 웃음은 이미 훌륭한 배움이었다.


“엄~마 엄~마” 옹알이를 하며 조심조심 기어오는 태겸이를 향해 나는 두 팔을 벌렸다. “아가, 이리 와. 잘한다~ 잘한다”


드디어 내 손을 잡는 순간, 나는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다. 꺄르르 소리 내어 웃는 태겸이의 웃음이 교실 가득 퍼졌다. 그 웃음 속에서 오늘의 기적이 반짝였고, 내 마음에도 작은 꽃이 몽글몽글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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