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3
매일 혼자서 20분씩 하던 요가를 90분 연장해서 수련하게 되었다.
오늘의 할 일은 비크람 요가에서 핫 빈야사 요가 수업 듣기.
클래스 3개에 45불.
지난번엔 주소를 찾지 못해 길을 헤매다 수업을 놓치고
이번이 첫 클래스.
핫 빈야사 요가는
덥고 습한 공간에서 호흡에 따라 다양한 아사나를 흐름 있게 수련하는 요가였다.
요가 매트가 없어서 25불에 구입을 하고,
땀이 많이 흘러 타월이 필요하니 타월도 렌트 또는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타월은 우선 렌트를 하여 사용하기로 했다.
요가는 혼자 연습했다 하니
수업이 90분인데 힘들면 중간에 언제든 쉬어도 좋다고 하셨다.
90분...
두려움이 앞섰지만 인내심을 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처음엔 가벼운 동작과 호흡에 집중하고, 갈수록 힘든 동작들도 나오는데..
공간 자체도 의도적으로 습하고 덥다 보니
정말이지 땀이 비가 오듯 쏟아졌고,
다양한 동작들이 진행될수록 힘들다는 생각도 못할 만큼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중간중간 물도 마시지만,
얼굴부터 정말 땀이 쉴 새 없이 떨어져서
눈이 자꾸만 따가울 정도였고 콧물은 왜 나는지 모르지만 자꾸 흘러서 난감했다.
생각을 버리고 정신없이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수업이 끝이 났고,
선생님은 great postures 라며 칭찬하셨고
나 또한 it was a great workout, thank you so much for the class 등등의
입에 발린 말을 쏟아냈다.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체력 방전..
물도 이미 다 마셨고,
옷은 정말이지 홀딱 젖어있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Kona Coffee & Tea에 들러서
passion fruit iced tea 16oz를 주문했다.
약간 달달할 줄 알았더니
완벽하게 쓴 아이스티다.
...
아이스티를 마시며
요가매트를 한 팔에 들고
멍한 상태로 집으로 향했다.
샤워하고 아주 상쾌하고 깨끗한 느낌으로
주방의 높은 스툴에 앉아
우유에 시리얼을 먹는 기분이 참 좋다.
미국 본토에 계신 미국씽님께서
가여웠는지 배달 앱 도어 대시를 통해서
식사를 보내왔다..... (꽤 감동)
이상하게도 이곳에서는 하루의 일과 하나를 끝내면
할 일을 다한듯한 기분이 든다.
주말여행 후 요가까지
무리를 한 탓인지 몸이 기절직전이라는 신호를 보내와서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서 멍 때리는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밤이 되니 비가 꽤 세차게 내린다.
집 안에서 듣는 빗소리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