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
좋을 땐 한없이 좋다가도
나빠지면 끝도 없이 바닥을 치는 이 관계는
헤어 나올 수 없는 구렁인가 싶다
한 날은 없이는 못 살 것 같던 얼굴이
다음 날이면 내 인생의 오점이 될까 두려워
냉담한 시선을 숨기지를 못하는데
잦은 다툼이 이별이 되고
한 번의 이별이 잦은 이별이 되어갈 때 즈음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도 익숙한 관계가 되어 있었다
사랑의 속삭임이
맹렬한 비난으로 바뀌는 것에는
채 몇 분도 걸리지 않더라
아프던 곳이 낫기도 전에
또 다른 통증이 쌓여만 가고
이제는 그마저도 무뎌져
잊는 편을 택한다
아픔을 달고 사는 편을 택한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우리는
언젠가는 나아질까
의심스런 희망을 떠올리고
언젠가는 이별할 수 있을까
두려운 희망 또한 떠올린다
안녕이라는 말이 힘들 줄 알았더니,
말이야 쉽더라
안녕을 한다는 것이,
한번 엮인 인연의 줄을 끊어낸다는 것이
참, 이토록 어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