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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경 Apr 11. 2022

채식하는 필라테스인

건강하고 싶었다.

아프기 싫다는 막연한 소망보다도 구체적으로 건강하고 싶었다. 드라마, 영화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비타민 캔디형 주인공! 좌절해도 망해도 또 일어나서 꿈을 향해 달려가고, 언제나 피부가 맑고 몸은 가볍고 울어도 눈물이 짜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구체적인 건강을 소망했다.

구체적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눈앞에 그려지지 않으니 막연한 듯하기도 했지만 알고 보니 쉬운 방법이 있었다!


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건강한 시행착오들이었다. 시행착오 4년 차,

내가 발견한 방법은 채식과 필라테스였다.

너무 뻔한가?

채식과 필라테스는 이제 모두에게 익숙한 단어인 듯하다. "고기 없이 어떻게 살아.." "필라테스는 연예인 운동 아닌가..?" 오래전에 출판된 책에나 쓰여 있을 법한 문구들로 들리는 것처럼.

둘 다 건강 때문에 접하게 되었다. 더 자세하게는 몸 건강, 마음건강 때문이었다.

앞에서 말했듯 나는 건강한 시행착오를 거쳤는데 건강하지 못한 시행착오는 몸과 마음을 따로 분리하여 치중하는 것이다. 흔히  다이어트, 몸매에만 치중하여 마음은 피폐해지거나 반대로 너무 마음건강에만 치중하여 명상수련은 열심히인데 실제로 살아가는 현실세계에서는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저 좀 잘났어요'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원래 생겨먹은게, 천성이,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던 것 같다. 특히 아닌데 ~인척 하는 걸 극도로 경계했고 내가 그런 모습을 하고 있으면 나 자신을 경멸하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몸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중학교 방과 후에 배웠던 요가가 생각났고 요가 수련이 그해의 나를 살렸다. 2018년 바리스타 일을 하면서 원래 약했던 위장들이 탈이 나기 시작했고 하루 종일 딸꾹질을 하거나 조금만 잘 못 먹어도 체하기 일상이었고 하루하루 시든 나무처럼 살아갔다.

요가 수련을 하고 출근하는 날은 그나마 생기가 돌았고 요가와 요가 선생님께 너무 감사해 주변인들에게 요가를 종교처럼 찬양하고 다녔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개운함이 느껴질 뿐 더 이상 몸이 좋아지거나 에너지가 넘치거나 하는

내가 소망하던 비타민 캔디형 주인공은 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몸이 약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음식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것이 채식으로 이어졌다. 살아있는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는 생채식 로푸드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정확하게 공부해서 나와 가족들, 그리고 일로도 접근해보고 싶어서 로푸드 전문가 과정을 취득했다.


그렇게 나는 점점 캔디형 주인공이 되어가는 듯했다...

근데 왜 안되는 걸까 빈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비염, 질염, 피로감, 붓기, 칙칙한 안색이 주기처럼 따라다녔다.

전문가 과정을 공부해도 너무 방대한 정보의 세상에서 나뭇잎처럼 흔들렸고 생채식을 꾸준히 지켜나가기는 요가 수련보다도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도 요가 수련은 지속력이 좋았고 요가에도 신체교정을 목적으로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요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또 공부를 했다. 그러다 필라테스도 만났다. 이때만 해도 필라테스가 '조셉 필라테스(필라테스 창시자)'의 필라테스 인지도 몰랐다. "필라테스는 연예인들이 좋아하는 거 아닌가.. 요가가 정통성이 있지!" 이게 내 생각이었다.


요가의 다양한 갈래처럼 필라테스도 세대를 거쳐 조금씩 모양새가 달라지고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도 하지만 본래 조셉 필라테스 전통 필라테스의 목표는 '몸과 마음의 균형적인 건강'이다.

전통 필라테스가 추구하는 원칙에 따라 필라테스를 접하니 요가를 했을 때 보다 더 빨리 몸이 변했다.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또 필라테스를 공부했다.


그래서 나는 현재 요가+필라테스+채식인 4년 차이다. 그리고 그토록 갈망하던 내 인생의 캔디형 주인공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여전히 시행착오 중이지만 단계는 높아졌다고 확신한다.


나의 경험으로 채식과 필라테스는 매우 비슷하다. 식물성 기반의 레토르트 식품만 먹는다고 채식을 한다고 할 수 없고 몸에 좋은 영향을 주기 어렵다. 필라테스도 무작정 기구 필라테스 3개월 끊고 열심히 한다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위한 필라테스를 한다고 보기 어렵다.

채식과 필라테스 둘 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며 무엇보다 내 몸과 소통하는 과정을 즐길 때 온전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밥 먹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재밌다.

채식으로 밥 먹고 필라테스로 운동하고 일하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나누어 배가 되게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더 건강하고 싶다.


채식하는 필라테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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