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마음을 해치는 SNS 비교 피로
“카톡은 안 해요, DM으로 해요.”
요즘 학생들은 카톡을 안한다.
친구들끼리 인스타 DM으로만 대화한다.
이걸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충격이었던지…
이는 단순한 세대차를 넘어서, 현대 청소년들이 소통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인스타그램은 이제 청소년들의 일상과 자아 탐색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들이 형성하는 관계와 표현되는 자아는 그곳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소통의 무대 뒤에는 비교와 감정 과부하, 정서적 탈진이라는 새로운 심리적 도전이 숨어 있다.
1. SNS가 불러오는 ‘비교 피로’
청소년들은 매일같이 친구들의 피드, 스토리, 하이라이트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한다. 이는 사회비교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에서 설명하는 자연스러운 심리적 과정이다.
그러나 이 비교는 종종 왜곡된 정보와 일방적인 시각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SNS에는 타인의 ‘편집된 정체성’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학생등은 친구의 ‘최고의 순간’과 자신의 평범한 하루를 비교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과 자기 비하를 경험한다. 이는 결국 우울감, 소외감, 무기력감을 초래하며, 정서적 균형을 흔들리게 한다.
2. 이상적 자기 vs 현실적 자기의 괴리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인간의 두 자아,
즉 이상적 자기(ideal self)와 현실적 자기(real self) 간의 괴리가 클수록 심리적 불편감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SNS는 청소년들에게 끊임없이 ‘더 나은 나’를 요구한다. 더 예쁘고, 더 성공적이며, 더 인기 있는 자아상을 강조한다. 문제는 그 자아상이 현실의 나와 점점 더 멀어지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자존감 저하, 자기혐오, 우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실제 사례: ‘생일이 불행한 날이 되었다’
얼마전 위클래스 상담실을 찾은 한 여학생은 자신의 생일이 다가오면 "불행해요"라고 털어놓았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생일주간 문화’가 존재한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 받은 편지와 선물, 카페에서 찍은 인증샷, 기프티콘 수량까지 SNS에 전시된다. 그러나 친구가 많지 않거나 내성적인 학생들은 이 문화에 자연스럽게 참여하지 못한다.
이 학생은 "생일이 다가오면 SNS를 끄고 싶다"고 했다. “내 생일인데도 축하를 받지 못할까 봐, 나만 아무것도 없는 게 보여질까 봐 너무 긴장된다”고 말했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기쁨보다는 박탈감이 밀려온다.
4. 끊을 수 없는 SNS 체크
요즘 학생들은 밤마다 친구들의 스토리를 다 확인하고 잠든다. 누가 내 스토리를 보았는지 누가 하트를 눌렀는지 일일히 체크하게 된다. 불면증이 당연해지는 세상이다. 오늘 내가 받은 ‘좋아요’가 별로 없으면 기분이 나쁘고, 내가 올린 게시물에 아무 반응이 없으면 괜히 자존심이 상한다." 이처럼 SNS는 단순한 소통 공간을 넘어, 청소년들의 자아 평가와 감정 반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환경이 되고 있다.
- 마무리 -
SNS가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무대는 그들의 자아를 탐색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공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비교 피로와 정서적 과부하가 존재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건강한 정서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부모와 교사들은 이러한 사회적 압박 속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을 존중하고 비교하지 않도록 도와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그 자아를 SNS의 왜곡된 이미지와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학교에서 활용 가능한 사회정서교육의 한 방법으로
<디지털 디톡스 집단 프로그램>을 제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