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임명하지 않았지만, 나홀로 부장의 고군분투기
몇년 전, 첫 학교에 신규발령을 받고
나는 매일 눈물의 초과근무를 반복하고 있었다...
운이 좋지 않았던걸까, 내가 처음 속한 부서 부장님(K)은 그해 퇴직을 앞둔... 분이셨고,
나에게 그 어떤 조언이나 가르침도 주시지 않으셨다.
아 생각해보니, 1가지 있었다.
학교장 직인을 받기 위해, 공문 뒷 부분에 수기 내부결재를 받는 결재칸을 만드는 방법...
결재칸을 만들어오라는 말씀에,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연필과 자를 이용하여 계 - 부장 - 교감 - 교장을 직접 손으로 적어 결재칸을 만들어갔다.
그걸 보신, 그 당시 K부장님은 코웃음을 치시며
"허.... 이거 완전 초짜구만 초짜?!" "몰라도 너무 모르네...."라고 비웃으셨다.
근데 그 웃음 섞인 말은 나에게는 굉장한 속상함과 억울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이제 막 대학 졸업하고 1년 임용공부해서 취업한 진짜 초짜 사회초년생인데,
예산을 사용하는 것도,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하나도 배우지 못하고 매몰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억압되어왔던 속상함과 서운함이 물밀듯이 밀려온 것이다.
혼자, 아무도 없는 위클래스로 돌아가서 눈물을 계속 흘렸더랬다....
그리고 다짐했다! 그래! 나는 아무도 임명하지 않았지만...!!
나 홀로 부장을 하는거야! 이제 나는 혼자 무엇이든지 해내야 한다!!
그 이후로, 나는 K-에듀파인 품의 올리는 방법, 자료집계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네이버와 Youtube에 검색하며 직접 익혀갔다...
그렇게 신규교사 1년은 독학과 오기.
어떻게든 일을 배워서 폐를 끼치지 않아야한다는 악바리 정신으로 흘러갔다.
나중에 친해진 다른 부서 C 부장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선배교사들이 너무 한다며,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가 유튜브를 보면서
공문 작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냐고 분개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해서 신규교사 1년을 겨우 살아남았다.
[1년 후]
다행히... 현재 함께 하는 부장님은 좋은 분이시다...
계속해서 알려주려고 하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다....
그렇지만 저는 신규 1년차 때 거의 대부분을 터득해버렸답니다.....
웃프게도 "혼자서도 잘해요" 상태가 되어버린 것.
1년차 신규 때, 애증의 K 부장님을 만난 덕분에....
스스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었을 지도....
눈물젖은 하루하루가 담긴 신규교사로서의 1년이 있었기에..
지금은 글도 쓰고 자료 제작과 공유도 하는 한 단계 성장한
교사 윤노랑양말이 되었다고 스스로를 토닥여준다.
혹시라도 언젠가 이 글을 읽을 1년차 신규교사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많이 고생하고 계시다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지금 힘들다는 감정은 당연한거라고 스스로의 감정을 수용해주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