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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노랑양말 Oct 18. 2024

출근은 하기 싫지만 빵냄새는 맡고싶어.

한강 작가님께 영감받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하여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님의 과거 수필에는

일상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글이 적혀있다.


여름철 잘 익은 수박의 맛, 창밖의 빗소리와 겨울의 흰 눈.


유달리, 삶이 고달프다고 느끼는 요즘.

나에게 여름철 달디단 수박만큼이나 의미있는 심상을 찾아보고 싶었다.


출근길을 장식해주는 맛스러운 빵냄새가 주는 여유와 풍요로움. 


나는 서울 외곽에 살고 있어 학교 출근길에

10분 정도를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야한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마지막 횡단보도 길목에는

작은 동네빵집이 있다.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유명한 휘낭시에나 소금빵, 크룽지, 크림도넛을 판매하는 곳도 아니다


그렇지만 매일 아침 7시반 늘 풍부하고 따뜻하며

침샘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빵냄새가 나를 반긴다


버스를 타러가는 길은 걸어서 10분, 배차 간격은 12분

조금이라도 늦장부리다가 버스를 놓치곤 한다.


혹은 운이 안좋게 횡단보도에 걸려 눈 앞에서 스쳐가는 버스를 바라볼 때면 나는 짜증이 솟구친다.


그럴 땐 횡단보도 앞에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서 풍요로운 빵 냄새를 맡는다.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반복적인 일상 속에 지친 직장인에게 

환기구를 통해 흘러나오는 무겁지만 따뜻한 빵냄새는 

내 후각에 도착하여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아침 출근을 기다리는 사람은 많이 없겠지만

마음의 풍요를 주는 빵냄새와 작은 빵집의 아늑함은

내가 그 출근길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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