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나니노 Jan 06. 2024

[시] #39. 고독에 대하여


#39. 고독에 대하여

저자: 류희


고독이란

어두움을 그대로 직면하고 무너져 본 자가

비로소 알게 되는 삶의 진리이다


언덕을 오르는 자는 하늘을 가까이하고

평지를 걷는 자는 바람을 느끼며

땅을 보는 자는 심연에 가라앉는다


하늘은 말이 없고

바람은 스쳐가지만

심연은 오랫동안 내 안에 남는다


때로는 버거움을

때로는 외로움을

때로는 깨달음을


또 버거움은 바깥 세상을 보게 하고

외로움은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며

깨달음은 나에게로 들어가게 한다


고독이란

힘없이 고꾸라지는 낙엽보다도

맥락 없이 세상과의 단절을 부추기는 것


널브러진 마음 조각들을 한 데 모아

쓸쓸한 한 나의 우물에 우울함을 더해

비로소 나를 만나게 하는 일


눈물은 흘리면 씻기고

상처는 지나면 아물며

고독은 상처와 지혜로 자리 잡는다


작가의 이전글 [시] #38. 12월 19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