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을 끼얹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씻을 수 없는 나의 치욕이요,
버릴 수 없는 나의 욕망이다.
어수선함을 달래기 위해 향했던 모든 발걸음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자들과의 동행이요,
정처없이 흔들리던 내 마음이다.
지워지지 않는 향락의 순간들은
이불 포대기를 덮어도
삽으로 구더기를 파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나의 역사요.
부끄러움으로 양볼을 물들이던 삶의 조각들이
어찌 그러느냐 물어도 대답없는 메아리가
숩시 년이 지난 지금 와서야 요란스럽게도 아우성 한다.
떳떳하지 못한 자세로
어머니의 가슴 속에 지쳐진 모성애를 향해
입금을 불어대던 저 소년.
굽이굽이 뒤로 여늬어지는 촛불을 바라보며
간신히도 버티고 있는 저 어린 불꽃들에
소리없는 눈물만.
세상을 훤히 밝히지 못하여도
앞에 놓인 작은 기도문 하나
겨우내 손에 들고 잠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