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그립고 또 그립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7년이 되었다.
우리 가족은 화목하지 않았고, 그 안에서 엄마는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엄마가 돌아가실 무렵, 나는 자격증 수업 등 이것저것 바쁘게 지낼 것들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시자마자, 거기에 집중하며 1년을 보냈다.
아빠도 챙겨야 했기에, 마음 깊이 슬퍼할 틈 없이 무덤덤하게 시간은 흘러갔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그리움은 점점 더 짙어졌다.
가끔은 울기도 했고, 그럭저럭 버텨냈다.
그러다 3년쯤, 5년쯤 지났을 무렵…
슬픔이 한순간에 덮쳐왔다.
서럽게 우는 날들이 많아졌고, 이유 없이 막연히 엄마가 그립고 보고 싶었다.
‘사무치게 그립다’는 게 이런 걸까,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길을 걷다 지나가는 할머니를 보면 눈물이 났다.
‘우리 엄마도 지금 계시면 저 정도 모습일까. 저분들은 저렇게 정정한데, 왜 우리 엄마는 그렇게 빨리 가셨을까.’
100세 시대에, 67세였던 엄마의 나이가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아는 엄마는 미련 같은 건 별로 없었을 것 같았다.
엄마는 스무 살에 결혼해 몸 고생, 마음고생을 참 많이 했고
하루하루 맘 편한 날이 없었으니… 지긋지긋하지 않았을까.
한 번은 내가 물은 적이 있다.
“엄마,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
엄마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
그 말을 떠올릴 때마다,
엄마의 인생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도, 엄마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웃음소리와 웃던 얼굴이다.
TV를 보며 하하 웃고, 손주들과 놀아주며 웃던 모습.
나는 엄마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데도,
그렇게 웃지 못하고 산다.
엄마는 사소한 것에도 웃을 수 있어서
그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걸까?
엄마가 세상을 떠나던 순간,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훨훨 자유롭게 가.”
엄마가 미련 없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랐다.
그런데 어느 날은 막 울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울고 힘들어하고 보고 싶어 하는 게,
엄마를 이승에 붙잡아두는 건 아닐까?’
그건 내가 바라던 게 아닌데…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됐다.
‘뭐가 그렇게 그리운 거야? 뭐가 그렇게 서러운 거지?
엄마가 살아계셨다고, 더 잘하고 더 효도할 것도 아니면서.’
내가 그리워하는 것들은 대부분 일상에 있었다.
엄마가 매일 전화해서 묻던 안부.
“밥은?” 하며 챙기던 그 익숙한 목소리.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도 그렇게 물으셨다.
그때 나는 “이 와중에 밥이 중요해?” 하며 웃었지만,
지금은 그 말이 그렇게 그립다.
내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살 빠진 것 같다”라고 걱정하던 엄마.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 먹는지 누구보다 잘 알던 사람.
속상한 일도 아무렇지 않게 다 말할 수 있었던,
가장 친한 친구 같던 사람.
나는 그 모든 게 그리웠다.
사랑받고, 걱정받고, 보살핌 받던 그 시간들.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엄마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돌려주지 못해서 그리운 게 아니었다.
더 잘하지 못해서 후회되어 보고 싶은 게 아니었다.
참… 못되고,
이기적인 그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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