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와 0점 사이에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1〉을 읽고

by 새 봄

처음 책을 펼쳤을 때,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읽다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용이 힘들었고 무거웠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감정에 동화되어
같이 가라앉아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덮었다.
그대로 일상으로 돌아갔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용기를 내어 책을 펼쳤다.
그때는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읽기가 두려웠던 이유는
책 속에서 나와 비슷한 면들을 너무 많이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울감, 공허함, 허전함, 외딴섬 같은 감각,
사람들과의 미묘한 거리감까지.


나는 평소에 스스로를 ‘마이너 한 사람’이라고 말하곤 했다.
마이너와 메이저, 그 사이에 기준이 되는 0점이 있다면
나는 마이너와 0점을 오가는 사람이라고.
늘 가라앉아 있는 것도, 늘 괜찮은 것도 아닌
전체적인 나의 무드가 그렇다고 느껴왔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닮아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읽으면서 느낀 건
작가가 많이 힘들어했고, 그럼에도 애써왔고,
무엇보다 일상을 잘 지내고 싶어 한다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나는 나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하며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어떤 무드의 사람인지,
왜 가끔 세상과 거리를 느끼는지
그 이유를 조용히 보여주었다.


읽는 것이 두려웠던 건
닮아서였고,
다시 읽을 수 있었던 건
나도 결국 일상을 잘 지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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