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등록하고 첫 수업을 듣던 날, 오랜만에 학생의 자리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교실에 앉아 있는 저 자신이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동시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습니다. 디자인과 영상 편집, 그동안 혼자서 독학하던 것들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수업을 듣다 보니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툴 사용법부터 익히는 과정은 고된 일이었어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은 익숙하지 않았고, 로고 제작이나 상세페이지 디자인 같은 실습은 처음 해보는 작업들이었죠. 영상 편집 수업에서는 클립을 자르고 음악을 맞추며, 처음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점점 스스로 만들어가는 작업물들이 늘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강사의 설명을 따라가기도 버거웠고, 과제를 하다 보면 수없이 막히는 순간들을 마주했죠. 남들보다 느리게 배우는 것 같은 불안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습니다. 완성된 작업물을 볼 때마다, 작은 성취감이 쌓여갔거든요.
그 와중에 가족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가사와 육아를 더 도와주었고,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더 늦게까지 머물러 주었어요. 그 덕분에 저는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집에 돌아와 자격증 공부까지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준 시간이었기에, 저는 이 시간을 헛되게 보낼 수 없다고 마음먹었어요. 아침 일찍 집을 나서 학원으로 가고, 밤에는 지친 몸을 이끌고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하는 일상이 이어졌죠.
그렇게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자격증을 취득하고, 영상 편집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학원에서의 로고 제작 실습과 상세페이지 디자인을 하며, 제가 디자인의 기본기를 익혀가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디자인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세밀한 작업인지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몸이 바빠지니 마음도 무겁기 마련이었어요. 특히 아이들을 이전만큼 돌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을 맴돌았죠. 저녁 시간이 되면 급하게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저녁을 먹이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겼습니다.
"이 시간을 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자."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학원에서 배우는 것들이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확장시키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는 열망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동안은 블로그나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혼자 고민하던 부분들을, 이제는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느낌이었죠.
학원에서의 수업은 생각보다 더 바쁘고 치열했어요. 직장인과 다름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며, 그 시간들을 통해 저는 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하루 동안 배운 것들을 머릿속에 정리하며 다시 한번 복습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어요.
포기하지 않고 배워나간 그 시간들은, 저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전에는 나의 길이 좁고 한정적이라고 느꼈지만, 이제는 내가 만든 콘텐츠와 나의 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