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결혼. 그리고...

by 성민

나는 스물여섯에 내 남편을 만났다.

그는 나에게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고, 여러 고민끝에 이듬해에 결혼을 하기로 약속했다.


스물일곱, 결혼하기엔 다소 이른 나이였다.

주저하던 나에게 그가 물었다. 무엇이 고민이냐고.


나는 대답했다. 언젠가 유럽 여행을 꼭 한달동안 가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싶은데, 아직 그걸 찾지 못했다고. 그래서 아직은 안된다고 했다.


그는 그럼 빨리 유럽 여행을 다녀와서 결혼을 하자고 했다.

아주 명쾌한 답이었다.


그는 내가 현실이 두려워 고민만 하던 문제들을 현실로 꺼내주었다. 결혼준비와 함께 모든게 급 물살을 타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결혼전에 여행을 가진 못했다. 그래서 아이를 갖기 전에는 꼭 여행을 가기로 했다.


나의 가족 계획과 직업과 성장에 대한 고민과 외부적 상황이 어우러져 나는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원했던 대로 안정된 투잡이나 부업을 세팅하진 못했다. 직장을 유지하며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불가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원한다면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놔야 한다는 귀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 나는 예정대로 한달간 유럽을 다녀왔다. 여행은 내가 원했던 것 그 이상으로 아주 다사다난했으며, 정말로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 이후엔 계획대로 아이를 가졌다. 모든게 계획대로, 순조로웠다. 음, 계획하지 않은 게 있다면, 아이가 쌍둥이였다는 점이었다. 예정에 없던 쌍둥이 임신으로 내 인생은 한 번 더 뒤집혔다.



작은 체구로 쌍둥이를 임신한 덕분에 아이들을 무사히 출산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했다. 고군분투했던 과정은 다른 브런치북에 담겨있다. 이런 노력끝에 무사히 아이들은 태어났고, 나는 쌍둥이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제는 정말로, 간호사로는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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