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경력단절을 매우 두려워했던 사람이다. 정확하게는 사회에서 내가 설 자리를 잃는 것이 몹시 두려웠다. 하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경험도 놓칠 수 없었다. 그래서 간호사가 되었다. 이직과 취업이 비교적 쉽다고 하니, 아이를 키우고도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게 내 나름의 대책이었다.
돌아보니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직이 쉬운 자리라면 근무 강도나 여건이 좋지 않은 자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병동은 사람이 부족하다. 교대근무가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내 경력을 살려서 일하려면 병동으로 돌아가야했다. 하지만 교대근무를 하며 아이를 케어하는건 불가능해보였다. 특히 밤근무가 존재하는 이상 건강과 양육 일관성을 모두 놓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대근무가 아닌 상근직을 알아봤다. 간호사가 갈 수 있는 길이 다양했으나, 모두 직무 역량을 키워야했다. 자격증를 따거나 공부를 해야 했다. 그리고 신입으로 다시 시작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페이가 그리 높지 않았다. 최저시급만 간신히 벗어나는 수준이었다. 고용시장에 간호사 면허를 가진 사람, 특히 상근직을 원하는 사람이 많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최저시급과 비슷한 금액을 받으며 일을 하려면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는 일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기까지는 직업에 대한 나의 생각이었고, 현실은 더 어두웠다. 아이들은 주기적으로 돌아가며 아팠고 어린이집을 갈 수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조심하던 때여서 감기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등원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일주일 마다 아프고 낫기를 반복해, 한 달에 절반을 못 간 날도 있었다.
출근을 한다면 나의 빈자리를 누군가 메꿔야 할 터였다. 그리고 그 사람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면 내 월급은 사라지겠지. 그리고 남은 자리에는 워킹맘으로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부채감과 피로함, 안정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엄청나게 느낄 것 같았다.
그건 나의 정답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의 경력단절 기간이 점차 길어져갔다.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