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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Feb 26. 2016

수술실 그리고 수술실 간호사

학생일땐 몰랐던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요

잠시나마 근무했던 수술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수술실은 눈빛으로 소통하는 장소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 하는 곳. 처음엔 소리없이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착착 진행되는 수술실이 너무 신기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그리고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도 곧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그 곳에 계신 선생님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옛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나의 수술실 실습은 거의 대부분 관찰로 시작해서 관찰으로 끝났다. 어떤 수술이 시작되거나 시작된 후에 들어가서 보았고 식사시간이 걸치거나 실습시간이 끝나면 수술실을 나갔다. 수술실에 있는 시간 또한 수술에 방해가 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행동이 극히 제한되었고 아주 멀리서 복강경 모니터를 보곤 했다. 그래서 수술을 위해 어떤 것이 준비되는지 세세한 것을 알게 된 것은 수술실에 입사해서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병원 자체가 기본적으로 그렇지만, 수술실만큼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극히 예민해지는 공간이 또 있을까 싶다. 항상 모든 준비가 완벽히 세팅되고 단 하나의 변수도 없이 수술이 원활히 진행되면 얼마나 좋을까.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모두가 예민하다.     


자, 차근차근 이야기해볼까.     


내 기준(병원마다 차이가 있다) 병동보다 수술실이 좋았던 점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1. 거의 상근직이라 생활이 규칙적이다.

2. 오버타임을 인정해준다.

3. 매일 나를 위해 준비된 듯 뽀송하게 세탁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4. 인계 스트레스가 없다.     


 먼저 수술실은 대부분이 Day 근무를 한다. 하지만 병원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실도 3교대를 한다. 응급수술을 커버하기 위해 3교대 인원이 필요하고 각각의 듀티에 따라 해야 할 업무가 정해져있다. 내가 근무했던 병원은 3교대를 했었지만 첫 1년간은 나이트 근무를 시키지 않았다. 응급 수술은 어떤 수술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 수술들을 커버할 수 있는 인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규정은 병원마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 또한 마찬가지다. 응급을 위해 최소한의 인원은 배치한다. 어쨌든 대부분이 데이 근무라 칼같이 시간을 맞춰 잠들고 일어나며 꿀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특장점! 하지만 나이트 근무를 하지 않으면 야간수당이 없어 페이는 병동에 비해 적다.     


두 번째, 오버타임 이야기.

이건 병원마다 차이가 있을 듯하다. 그래도 대학병원 급이라면 오버타임을 쳐주지 않을까 싶은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나의 근무 시간은 공식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물론 오버타임 근무가 없진 않다. 첫 수술 시간이 8시 30분이었는데 어떻게 8시에 와서 수술준비를 할 수 있을까. 수술 스케줄 따라 다르지만 거의 7시 전에 와서 수술 준비를 했다. 그래도 같은 병원의 오버타임이 심한 병동에 비하면 1시간 일찍 오는 것은 꽤 괜찮은 시간이었다. 연차가 쌓이고 숙련될수록 준비 시간도 적어지니 재량껏 하면 된다.     


마치는 시간이 수술 시간 기준 5시 30분을 넘어가면 그 뒤부터는 오버타임을 했다고 인정해주었다. 수당으로 받을 수도 있는 것 같았는데 직접 받아본 적이 없어 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보통은 그 시간을 계산해 두었다가 다음에 수술 스케줄이 적을 때 일찍 퇴근하거나 시간을 모아 오프를 주는 식이다. 이 또한 수술 시간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수술 끝나고 정리하는 시간은 포함하지 않음) 실질적인 오버타임 시간을 모두 인정받진 못했지만 그래도 무상으로 오버타임 근무를 하는 병동에 비하면 훨씬 나은 여건이라고 느꼈다.


오버타임을 하는 날을 각자 정해두고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번 정도 오버타임 근무를 한다. 그 외에는 특별히 원하거나 내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퇴근시간 전에 이브닝번이 와서 교대한다. 하지만 이것은 신규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다. 일을 배워야 하는 신규가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어떤 고민이든, 함께 고민해봐요.

소통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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