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을 결심하고 가장 많이 들은 말.
남편이 보내줘?
시댁에서 뭐라 안해?
감사하게도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내 남편은 나의 유럽여행 계획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하도 주변에서 우려가 많아서 남편에게 어떻게 보내줄 생각을 했냐 물어보니 "넌 하고 싶은거 못하면 병나는 타입이잖아."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음, 정답. 아무래도 결혼을 잘 한 것 같다. 덧붙여 혼전에 했던 약속이니 꼭 지키고 싶었다는 말까지.
우리의 생각이 확고하니 부모님께도 그대로 말씀드렸다. 친정 부모님은 '어디 결혼한 새댁이 혼자 여행을 가냐'며 깜짝 놀라셨다. 흐흐. 예상 못한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내 인생에 가장 큰 도전임을, 아기를 낳고 나면 다시는 이런 여행은 하지 못할 것을 말씀드리니 또 수긍하셨다. 그 다음주엔 일주일만 다녀와라, 또 그 다음주엔 2주일로는 안되겠니 하는 말씀이 계속 따라오긴 했지만...
시부모님 반응은 모르겠다. 아마도 많이 놀라셨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남편이 잘 이야기했는지 반대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다만 많이 걱정하신 것 같았다. 출국전 가족모임에서 "사실 정말 많이 놀랐단다. 그래도 네가 뜻하는 바가 있으니 다녀오려고 하는 거겠지. 조심히 다녀오렴."하고 말씀하셔서 너무 감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가족들의 반대'가 없었던 터라 나의 여행 준비는 순풍을 탔다.
나의 직장생활이 3주년을 맞이한 달에 장렬히 퇴사하고 한달간 준비후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번에 다녀오면 아마 당분간은 나를 위한 여행은 다니지 못할터. 이번 여행은 나에게 꽤 중요했던 것들을 포기했고, 많은 분들이 나를 믿어주신 만큼, 더욱 값진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세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좋습니다. 무사히만 돌아올 수 있다면.
그러니 다시 없을 이 기회에 많은 일을 겪고 성장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이 기도 덕분인지 나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 나는 정말 내 인생 '역대급'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아주 우당탕탕 다사다난 우여곡절이 가득한 유럽여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