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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Mar 19. 2022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나희도처럼

  '어떻게 그렇게 무언가를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지? 부럽다.'

  스물다섯 스물아홉의 첫 화를 본 나의 마음이다. 어쩌면 희도의 딸, 민채도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나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고 있지만 이렇게 꿈에 다가서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런데 희도는 고등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벌써 순수하게 좋아하고 몰입하는 대상이 있다는 게 참 부러웠다. 아니, 생각해보면 나도 그 때 좋아하는 게 있었다. 다만 그걸 그렇게 마음 놓고 흠뻑 좋아해도 되는지 몰라 겁을 많이 냈던 것 같다. 이걸로 밥 먹고 살 수 있을지, 엄마가 싫어하면 어떡하지 같은 고민들을 했으니까. 그렇지만 그 때의 나와 희도가 만났더라면 아마 희도는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런걸 왜 고민하는거야? 너가 좋아하고 있잖아. 고민할 시간에 한 번이라도 더 해!"

  어쩌면 희도는 그렇게 똑부러진걸까? 푼수 가득한 여고생이지만 꿈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 똑부러진 자세가 참 부럽다.


  또 다른 즐거움은 백이진과의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선. 개인적으로 나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점이 몇 개 있어서 더 설레는 기분이다. 아마 다들 자신만의 추억을 꺼내 하나 둘 되새겨보고 있지 않을까. 민채의 성이 백씨가 아닌걸 보면 첫사랑이 끝사랑은 아니었던 모양이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내 첫사랑의 순간들도 하나 둘 피어오른다. 그 때의 나는 얼마나 서투르고 미숙했는지. 또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마지막으로 미안함과 고마움을 쌓아 추억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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